[총선이 남긴 것]2. 공천 파문·계파 갈등에 정치불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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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남긴 것]2. 공천 파문·계파 갈등에 정치불신 가중

  • 승인 2016-04-17 16:44
  • 신문게재 2016-04-17 3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이 참담한 총선 성적표를 거두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4개의 광역단체장을 내어준데 이어 제20대 총선에서도 대전의 주도권 및 충남에서 대등한 위치까지 허용한 이유에서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일컬어졌고, 보수 성향이 강세를 띄어왔던 충청권 표심의 변화는 집권여당 지위 수성에 부심해야할 새누리당에게는 발 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새누리당의 이런 패배의 이유로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새누리당의 집안싸움이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선거 막판까지 공천 문제를 둘러싼 친박·비박 등 계파 간 싸움에 유권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놓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지난달 31일 직전까지 양 측은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첨예한 대립을 펼쳤다. 김무성 전 대표가 충청권만 아니라 전국 유세에서 잘못된 공천을 인정한다며 용서를 빌고,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포기하면 안된다고 호소했을 정도다.

충청권에서는 계파 간 대립의 여파는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몇차례 지역을 돌면서 자기 사람 챙기기로 비춰지며 당 내부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공천 과정에서도 당협위원장 출신 등이 대거 낙마,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심을 분열한 것도 패배의 한 이유다.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은 새누리당의 공천 배제 등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이나 타 정당으로 출마한 사례는 7곳에 달한다.

이 중에는 새누리당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곳도 있지만, 경합 끝에 어렵사리 당선되거나 당초 당에서는 판세가 우세하다고 본 곳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공천 문제로 역풍을 맞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권 불신에 대해 집권여당의 책임론이 더 무겁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선거는 양대 구도 심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불황과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야할 정치권이 밥그릇 싸움과 주도권 다툼에 법안 처리 지연 등으로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받은 19대 국회다. 제3정당을 표방한 국민의당이 지역구 25석과 비례대표로 30석 이상을 얻어낸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다만, 심판의 무게감에 있어서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게 더 실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새누리당으로서는 더민주에게 원내1당의 지위를 상실, 국회의장직을 내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복당을 시급히 추진하는 이유다. 이와는 반대로 더민주가 호남을 잃고도 원내1당이 된 것은 경제심판론이 유권자들 표심에 더 먹혔다는 분석이다.

더민주가 가계부채와 실업률 등을 예로 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한 것에 비해 새누리당은 경제·노동 개혁 추진이 좌초된 탓을 야당에게 돌렸지만, 반박의 사유로는 합당치 못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유권자 표심은 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라며 “여당으로서 제대로 된 신뢰감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싸움에 골몰한 탓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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