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문재인 대체해도 야권 내 안철수, 박원순 등과의 일전 남아
대권 관계없이 충남도 현안은 탄력 예상
20대 총선 결과 충청권 맹주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2017년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른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지며 향후 정국에서 야권 내 친노 대표주자로 안 지사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 당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범 야권 내 잠룡들과의 일전은 불가피해 보여 여전히 대권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지난 13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안희정계는 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우선 안 지사의 고향인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에서는 안 지사와 함께 정무부지사로 충남도정을 이끈 김종민 후보가 당선됐다. 43.6%의 득표율을 얻은 김 후보는 7선의 ’피닉제’ 이인제 의원을 1%p 차이로 따돌렸다.
고향이 논산인 탓에 정치권에서는 ‘만약 안 지사가 이인제와 붙는다면 이길 수 있을까?’란 질문을 자주 던졌던 상황.
안 지사가 나서지도 않고 최측근이 대리전에서 승리하면서 충청 정치권의 궁금증도 풀렸다.
충남도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 대전 유성갑 후보는 48.3%의 득표율을 얻어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14.6%p(1만 1329표차)로 시원하게 앞지르고 국회로 향했다.
충남도 정무특보를 지낸 정재호 후보도 경기 고양 을 지역에서 1%p 차이인 42.3%로 당선됐다.
충남뿐만이 아니라 대전과 경기까지 안희정계가 영역을 넓혔다는 점은 향후 대권 행보와 관련해 더욱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희정계 중에서도 공주ㆍ부여ㆍ청양 박수현 후보와 보령ㆍ서천 나소열 후보가 석패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충남지역 전체 득표수는 새누리당 후보가 38만 1291표, 더민주 후보가 38만 7407표로 집계됐다. 절반에서 약간 많은 도민이 안 지사 소속 당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도, 부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충남을 떠나 야권 전체를 살피면 등판이 가까워 졌지만, 승리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친노계에서 안 지사의 큰형님 겪인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에서 이번에 자당이 참패하면서 친노 진영에서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현재 우세하다. 자타공인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대체할 유일한 인물이다.
다만 중앙정치권에선 아직도 문 전 대표에 안 지사가 가려있어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안 지사는 문 대표와의 비교나 갈등을 원치 않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내 다른 대권주자들과 자웅을 겨루는 일도 남았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한 것을 포함해 지역구에서 25석을 얻었다. 또한 정당 투표에선 26.74%로 더민주를 이기며 13석을 차지해 총 38석을 획득, 원내 교섭단체 구성과 함께 제3당이 됐다.
안 지사보다 전국적 지지세가 많은 것은 확실하지만, 호남정당으로 갇힐 경우 한계는 있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계는 기동민, 김효재 후보와 비례 권미혁 후보 3명이 당선돼 체면치레만 했다.
대구의 김부겸 당선자도 새누리 텃밭에서 승리하면서 단숨에 해당 지역 내에선 대권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는 새누리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김문수 후보를 62.3% 대 37.7%로 크게 제쳐 주목받고 있다.
한편, 안 지사의 대권행보와는 별도로 더민주의 충청권 선전, 안 지사 측근들의 국회 입성 등은 충남도 현안인 안면도 국제관광지화, 3농혁신 등에 대한 전폭 지원으로 향후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내포=구창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