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등 불안심리 작용, 자신감·표현력 중요 인식
#. 학부모 석진미(43·대전 탄방동)씨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아이가 새학기 적응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고민에 빠졌다. ‘이러다 또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닌지’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던 찰나 동네 이웃주민이 ‘스피치 학원’을 소개해줬다.
석 씨는 “스피치 학원은 면접 준비를 위한 취업준비생들만 다니는 줄 알았다”며 “그러나 요즘은 학교 적응을 돕거나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으로 초등학생들도 많이 등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스피치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학교내 왕따와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혹시 우리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하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한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대전 둔산동 일대에 위치한 한 스피치학원.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이곳을 찾는 이유는 ‘자신감과 발표력 향상’이다.
특히 초등학생은 새로운 환경에 따른 부적응력 해소와 자기주도적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된다.
이날 상담을 받기 위해 찾은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소극적이고 남들 앞에서 발표도 잘 하지 못해 스피치 학원을 등록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스피치학원마다 약간의 프로그램별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개별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개인별 지도 가격은 1회 10만원 안팎이다.
학원 관계자는 “요즘은 ‘자기PR’ 시대인만큼 나를 어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 스피치학원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스피치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충북의 한 초등학교는 매월 1회 아침 조회시간을 이용,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1분 스피치’ 활동을 펼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대전과학고의 경우 전문 강사를 초빙해 1~2학년 대상 한 학기 10시간 내외로 스피치 특강을 진행한다.
대전과학고 교사는 “스펙만큼 중요한 것이 스피치 능력”이라며 “이를 통해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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