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책 시행령 개정으로 밀어붙이기 논란
교육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시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한 정책 추진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교육정책협의회 설치 근거조항을 삭제하고, 지방교육행정협의회로 통합해 시도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간 예산 및 정책 협력을 강화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교육감과 지자체장은 시·도의회에 예산안 제출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전입금 관련 협의사항을 반영하도록 해, 협의의 구속력을 한층 강화했다.
현행 시행령에도 교육정책협의회에서 예산 편성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충남을 비롯해 서울·전남·제주 등 4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방교육자치법과 지방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 각각 규정돼 있는 ‘지방교육행정협의회’와 ‘교육정책협의회’를 통합해 기능을 강화하고, 시도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 간에 보다 실질적인 협력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번 개정안 추진은 시도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면서 촉발된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을 지방교육행정협의회에서 논의하고 반드시 편성하도록 함으로써 예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교육부가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는 각종 교육정책에 대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국책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할 수 없다고 명시한 ‘지방재정법’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기관에 사용하도록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위반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최근에는 사립대학법인들이 그동안 부담한 소송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방침을 밝혀, 교비회계를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없도록 한 사립학교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직선제와 간선제로 국립대 총장선출을 하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대신 간선제로만 선출방식을 단일화한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령’도 대학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상위 법을 놔두고 관련 법 시행령만을 개정해 교육정책을 밀어 붙이면서 교육계의 각종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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