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인구 대비 14.4% 차지… 주택연금 활성화 제안
국내 베이비붐 세대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내수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들의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가처분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활성화하고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955∼1963년(51∼59세)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베이비부머는 작년 기준 728만명으로 총인구 대비 1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바로 전 세대인 1946∼1954년 출생한 421만명과 견줘 인구 수가 두배 가까이 많고 80대가 되는 2040년에도 전체 인구 대비 10%이상을 유지하며 국내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연구원 조현승 연구위원은 11일 발표한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고령층 소비구조변화’ 보고서에서 베이비붐 세대와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일본 단카이(團塊)세대의 소비패턴을 분석했다.
단카이는 ‘뭉쳐 있는 덩어리’라는 뜻으로 베이비부머보다 8년 빠른 1947∼1949년 사이 출생자를 지칭한다.
고령층임에도 과거 세대와 달리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정보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하고 은퇴 후 취미활동과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일본 내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따라 단카이들이 정년을 맞는 2007년부터 고령자를 염두에 둔 실버산업이 부흥할 것이란 전망으로 관련 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졌지만 실버산업의 성장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고 투자는 손실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고령자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그들의 다양한 욕구를 읽지 못한 것을 꼬집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들이 자산이나 소득을 바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도 배경으로 지목됐다.
단카이세대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2년부터 일본 내수시장의 주요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며 일본 전체 소비증가율을 웃돌았다.
일본의 한 연구소는 60세 이상 고령세대 소비액이 2010년 60조엔을 넘어 전체 가계소비액의 40%를 상회했고 2020년엔 74조엔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보고서는 우리 베이비붐세대와 일본 단카이세대의 유사함에 주목하면서 양 세대의 나이차 8년을 고려해 베이비부머는 2020년 본격적인 소비주체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사회구조가 비슷하고 문화적 동질성이 높다는 점을 보면 우리도 일본과 유사한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들 베이비부머의 소비를 지지하는 방안으로 자산 일부를 소득으로 전환하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 활성화, 건강관리서비스와 유헬스(U-Health)서비스 관련 규제 개선, 고령층 소비·생활패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선결 등을 제안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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