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몇 안 되는 아동단체가 올해 대전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예술지원사업에서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대전문화재단이 발표한 예술지원사업 심사 결과 ‘문학’ 부분에서는 모두 40개의 단체ㆍ개인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중 아동문학과 관련된 단체는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 청소년장편판타지소설 발간을 공모한 개인만 1건 선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에서 떨어진 아동문학단체 대전아동문학회는 이번 결과를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연 1회 아동동인지를 통해 세미나 자료와 평론, 동시, 동화, 동수필, 아동극본 등을 선보인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발간했다.
대전아동문학회는 탈락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회원은 “매년 꾸준히 창작ㆍ집필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것은 지역에서 아동문학이 설 자리를 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 발표 이후 문화재단 항의방문을 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회원 차원의 탄원서를 시청 민원실에 접수하기도 했다.
이 회원은 “지역엔 한평생 아동문학에 매진한 원로 문인이 많은데 문화재단은 이들의 활동을 멈추고 아동에게도 책읽기를 중단하라고 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아이들이 성인들의 문화에 몰두하는 것은 정작 아동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어른들의 무관심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학단체인 한밭아동문학회도 상황은 같다. 김숙 회장은 “아이들이 미래인 세상에서 감동을 심어 싹을 자라게 해야 하는데 이번 결과는 너무 아쉽다”며 “내년엔 지역 아동문학이 발전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예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선정 탈락으로 두 단체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동인지를 출간할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관은 “지역 단위에서는 아동문학 분야를 따로 선발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장르 간 균형적인 발전을 고려해 편향되지 않게 선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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