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사전투표소 설치 등 투표 독려 이끌어야
“투표 할 생각 없어요.”
20대 젊은층의 4·13 총선 무관심이 대학가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6일 대전지역 캠퍼스에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열기보다는 오히려 싸늘한 불신만이 감돌았다.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2학년 유모(21)씨는 “사실 ‘시험기간이라 바빠서 투표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라며 “그냥 정치에 관심이 없다. 투표한다고 해서 당장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박모(22·여)씨도 “정책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후보 간 헐뜯기에만 혈안이 된 것 같다”며 “누구를 뽑든 실망스럽기는 똑같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선거를 외면하는 분위기에도 충남대를 비롯한 한밭대, 한남대, 목원대, 배재대 등 학교측은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현수막을 준비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대학의 경우 ‘투표에 참여하자’는 현수막이 학교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게시돼 곧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이 현수막은 대전공무원노조연합, 공무원·청년·학생협의회,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등에서 제공된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모두 투표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충남대도서관 앞에서 만난 경영학과 4학년 이지혜(25·여)씨는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만큼 일자리 관련 정책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는 무조건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위해 학교 내 투표소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제’가 시행됐지만, 오히려 기존의 부재자 투표소가 학내에서 사라져 대학생들의 투표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눈앞에 투표소가 보이냐, 안보이냐는 큰 차이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선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청년투표율이 낮다고 할 것만이 아니라 학내 사전투표소 설치 등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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