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쉬운 수능 기조로 수험생들에 대한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주요 대학들이 수시전형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4일 주요 대학들이 발표한 ‘2018학년도 입시안’에 따르면 서울 주요대학들이 정원의 80% 이상을 수시모집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78.4%를 수시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고려대 85%, 연세대 70.3%, 서강대 80%, 이화여대 83.3% 등 상당수 대학들의 수시전형 비중이 8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상위 대학들과는 다르게 지역대의 수시 비중은 여전히 60%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수시비중을 늘리는 것에는 동참하고 있다.
충남대는 2018학년도 모집에서 2017학년도 64.9%보다 소폭 증가한 65.2%를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렇게 주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수능의 변별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18학년도부터는 영어영역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더 낮아진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문제는 주요 대학들의 고교마다 학력격차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고교 내신성적 중심으로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보다 내신 성적 외에도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면서 또다른 본고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본고사 실시 여부를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학생부외에도 자기소개서, 심층 면접 등의 비중이 높아 진학컨설팅 업체들 등 사교육 의존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학생의 창의성과 끼, 재능 평가를 위해 도입한 학생부 종합전형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부모 김영희(45)씨는 “수능이 점차 쉽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각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수능과 내신, 학생부를 위한 각종 교외활동 등 입시를 위해 준비해야 할 항목이 너무 많아져 수험생 부담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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