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목상초 학교숲 놀이활동 |
학교숲 체험, 집중력·정서적 균형 높여
“매일 점심시간이면 친구들과 토끼사육장으로 놀러가요. 얼마 전 엄마토끼가 새끼토끼를 낳았거든요.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정말 신기해요.”
4일 대전목상초 동산.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토끼에게 한참 먹이를 주더니 이내 소나무와 산수유, 벚꽃이 심어져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이 꽃 이름이 뭐지?’, ‘벌이 배고팠나봐. 계속 꿀을 먹고 있어.’ 학생들은 쉼 없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목상초는 지난 2010년 틀에 박힌 교실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야외교실을 만들었다.
산림청의 협조로 약 800㎡에 달하는 ‘학교숲’을 조성,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고 달달 외우는 공부가 아닌 식물을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용찬(5학년) 학생은 “학교숲에서 상쾌한 공기와 맑게 지저귀는 새소리, 친구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공부하니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주변의 자투리땅은 텃밭과 토끼사육장으로 탈바꿈했다.
학생들은 텃밭에 감자와 고구마, 오이 등을 직접 가꾸고 있다. 물을 주고 보살피며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해 ‘수확의 기쁨’까지 몸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조아라 교사는 “아이들이 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모습에서 자연스레 인성교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민고도 자연을 통해 인성·감성교육을 하고 있다.
입시 스트레스를 받는 고등학생이 힐링할 수 있도록 ‘솔바람길’을 조성했다.
지난 3월에는 정자와 벤치, 울타리 등을 깨끗이 단장하고 메타세콰이어 나무, 잣나무에 가지치기를 했다.
이해용 교장은 “솔바람길에서 학생 주최 문화 공연과 사제동행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 학교폭력이 없고 진로진학 지도 실적도 매우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숲이 있는 학교가 숲이 없는 학교보다 학생들의 적대감이 18%, 공격성 20%, 분노감이 19% 감소한 반면 집중력과 정서적 균형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용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나무를 심고 가꿈으로써 안정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며 “다만 학교숲은 되도록 군집 형태로 빽빽하게 심는 것이 교육 활동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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