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우영 교수 |
▲새학기증후군이란=보통의 1학년 아이들은 처음에는 학교를 가는 것을 어색해하고 불편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학교에 가는 것을 금방 적응하게 된다. 그러나 김군처럼 시간이 지나더라도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등교 시간이 되면 어디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를 '학교 거부'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새학기 증후군'이라는 용어로 많이 불리고 있다. 새학기 증후군의 사전적 의미란,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양상으로 새로운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새학기 증후군은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다고만 하는 것을 넘어, 선생님이나 학급 이 아이들에 대한 불평을 쏟아 내거나 또 아침에 유독 일어나는 것을 힘겨워 하고 짜증을 잘 내며 잦은 복통이나 두통 등을 호소한다.
▲분리불안 가능성 커=먼저 이러한 아이들은, 일단 분리 불안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분리 불안은 학령기 아동의 3~4%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청소년에서도 1% 정도는 분리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학업 상에 문제가 있거나, 친구관계 등의 사회적 적응에 문제가 있을 때 학교 가기를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 하자마자 며칠 이내로 나타나는 것은 분리불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이유가 된다. 가끔 동생의 출생으로 인해 아이가 동생한테 부모의 사랑이 뺏겼다고 느끼는 아이도 학교에 가는 것을 사랑을 박탈당하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분리불안의 원인으로는 가장 대표적으로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애착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모습으로 학교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이 잘 적응해 나간다. 애착관계가 불안정하고, 부모님으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해 어려워하며 선생님과의 관계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위축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들은 아이가 부모가 다치거나 눈에 안보일 경우에 지속적으로 지나친 걱정을 하거나, 갑자기 어떤 일이 닥쳐서 부모와 헤어지게 되진 않을까 끊임없이 걱정한다. 그로 인해 집을 벗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부모가 없이 집에 있는 것이나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헤어지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며, 헤어지는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몹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아이가 학교를 가기를 거부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은 좋지 않다. 아이가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치부해 지나치도록 엄하게 혼을 내고 질책해서 학교를 보내거나, 또는 반대로 아이가 바라는 대로 즉시 학교를 안 보내고 집에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불안을 더 느끼게 만들거나, 아이의 불안이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학교를 가지 않을 때는 무턱대고 지켜보기 보다는 즉시 다각도의 적절한 방법을 찾아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종일 학교에 있는 것을 힘들어 하면 담임선생님과 상의를 해서 1교시까지만 학교에 머무르게 하고, 차차 그 시간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에 대해 '규칙을 지켜야 하고, 말을 잘 들어야 되는 곳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부모님이 아이에게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관을 심어주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학교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곳'이라고 언급해주어야 한다. 또한 주말에 가족들이 같이 학교 운동장에 놀러 가서 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교라는 건물과 공간에 익숙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갈 때 가방이나, 필통 등에 가족사진을 넣어두는 것도 아이가 가족의 대체물로서 아이가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작별 인사를 할 때는 꼭 안아준다거나 엄마와의 비밀 인사법을 만들어 조금은 재미있게 인사하는 것도 작별의 상황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만들어 불안감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라 엄마가 아이보다 더 일찍 집을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아이가 작별상황을 싫어할 까봐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의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하지 말아야 행동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수면시간을 충분히 하고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침에 부모님이 서둘러 학교에 보내느라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데, 아이에게 등교시간은 좋지 않은 시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기 때문이다. 등하교 시간에 가까운 친구를 만들어, 같이 갈 수 있게 하는 것도 등교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인식하게 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우영 교수는 “자녀에게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고, '부모가 정서적으로 항상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며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는 힘들었던 일이 혹시 있지 않았는지 대화를 하며, 학교에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도록 가정이 재충전이 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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