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청산금 35억원이 부과된 대전 비래동재건축아파트에서 중간 입주민 허모(53)씨가 경매개시 법원 서류를 보고 있다. |
대전 비래동재건축조합 청산금 35억 청구
조합원아파트 모른 채 매입한 세대 “날벼락 통보”
‘주택매입=조합원 지위 승계’논란
<속보>= 준공 10년 만에 조합청산금 35억원을 부과한 대전 대덕구 비래동주택재건축조합이 현 시점의 조합아파트 소유 세대에 청산금을 청구해 조합원 지위 승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본보 3월 15일자 1면 등 보도)
조합 측은 대지권 미분할 상태서 ‘조합주택 매입=조합원 지위 승계’를 주장하며 세대당 1900만원씩 청산금을 청구하면서 경매를 신청했다.
하지만 조합설립 27년, 준공 10년 지난 아파트를 중간에 매입했다는 이유로 원조합원의 채무까지 승계한다는 주장에 강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재건축 한신휴플러스아파트에서 만난 입주민 허모(53ㆍ여)씨는 청산분담금 1874만원을 법원에 공탁한후 자신의 집에 대한 강제경매를 중지시킬 수 있었다.
허씨는 2013년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청산분담금 청구서를 받고서야 자신의 집이 재건축 단지였으며 조합원 소유의 주택이었음을 알게 됐다.
아파트 등본이나 건축물대장은 재건축 또는 조합원 등을 기록하지 않아 서류상 파악되지 않았고 전 주인이나 공인중개사 역시 설명하지 않았다.
또 등본상에 34평형의 대지권 비율이 조합원 아파트는 12.4㎡, 일반분양 아파트는 33.4㎡로 차이나는 것을 2개의 등본을 대조하지 않고서는 일반인이 이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비래동재건축조합은 청산금을 현재 기준의 조합원 아파트 소유자 203세대에 각 1874만원을 청구했고, 지난 2월에는 미납부 세대를 경매에 부쳤다.
허씨는 “아파트를 매입한 지 넉 달도 안 돼 청산금 부과통지서를 받았는데 재건축이나 조합이 있다는 설명이 전혀 없었다”며 “주택매입 이유로 원조합원 지위를 승계했다는 것은 조합의 일방적 주장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건축조합은 아파트 준공과 별개로 토지 대지권 등기가 안 된 조합원 주택을 매입한 것은 조합원 지위를 승계한 것이라며 단순 소유자에게도 청산금 지급과 강제경매를 진행했다.
조합장 홍모(43)씨는 “우리 조합은 토지의 대지권이 정리되지 않아 재건축이 현재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해 주택매입자에게 조합원 지위가 승계된다”며 “준공과 재건축 완료가 일치하는 건 아니며 지위승계를 인정하지 않은 다른 조합의 법원 판례와 우리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합청산금 35억원이 부과된 한신휴플러스아파트 조합원 203세대 중 허씨처럼 준공 후 아파트를 매입한 입주민은 현재 89세대다.
이들은 공인중개사나 원조합원에게 매입했으나 조합 해산문제 등을 매매계약서에 기록하는 특약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래동재건축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준공 후 조합원아파트 매매가 수십 차례 이뤄졌는데 조합원 지위 승계신고나 설명도 없었으므로 주택을 거래한 것이지 조합 지위까지 주고받은 건 아니다”며 “같은 원리에서 조합원 아닌 단순 소유자에게 총회 개최를 통보한 절차도 하자가 있어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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