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세종에 터 잡으면서 행정비효율성 지속적 제기
세종 행복도시 내 S-1 지역 국회분원과 청와대 2집무실 부지 마련
▲ 국회 전경 |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가 시급하다. 최근 정부부처 4단계 이전으로 많은 부처가 세종에 터를 잡으면서 행정 비효율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다. 이는 중앙부처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가 서울에 있어 공무원들의 출장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청사 8개 부처 4급 이상 간부들은 매주 1~2회 이상을 국회와 청와대 업무를 위해 서울로 향하고 있다. 주 3~4회 출장길에 오르는 공무원도 30%에 달할 정도다. 공무원 2명 중 1명은 국회와 청와대 출장이다.
5급 이하도 마찬가지다. 10명 중 7명은 매월 한 차례 이상 서울행 열차에 오르고, 매월 3~4회 출장을 가는 공무원도 5명 중 1명이다. 이들 역시 대부분 국회와 청와대 업무(81.6%)다.
정부도 공무원들의 잦은 출장으로 행정비효율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화상회의 활성화와 스마트워크센터 설치 등 온라인 중심의 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이용률이 저조하다. 지난 2014년 총리실이 공무원들의 화상회의 이용ㆍ경험 설문 결과, 영상회의실 이용경험자는 16.6%, 스마트워크센터 경험자는 23.6%에 불과했다. 대부분 영상회의보다 주로 출장을 많이 다녔다.
공무원들은 하루 일과를 비워야 하는 부담 때문에 서울 출장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위기다. 대부분의 업무가 서울(국회 등)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중앙부처 공무원 10명 중 3명은 잦은 출장 등으로 피로감은 물론 업무 부담 등으로 행정 비효율성 해결방안으로 국회분원과 청와대 2집무실 설치를 꼽았다.
세종청사 공무원 A씨는 “업무보고 형식으로 매주 1회 이상 출장을 다니다 보니 이제 지치고 힘들다”며 “출장을 가기 위해 남아 있는 업무도 처리하지 못해 다음날 업무가 가중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행정 비효율뿐만 아니라 국회 분원을 통해 실질적인 행정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68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보좌진,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등 근무자와 각 정당 당사, 국회 방문객 등 유동인구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 분원이 설치되면 많은 공무원과 정당 직원, 방문객 등이 세종에 정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세종시에는 국회분원과 청와대 2집무실, 행자부와 미래부 등이 이전할 부지가 마련돼 있다. 국회분원 등은 행복도시 내 S-1 지역인 연기면 세종리 총리공간 인근 전월산 주변에 부지가 있으며, 행자부 등은 세종정부청사 주변 야외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상 유효부지 두고 있다. 이는 이들 부처가 내려올 것을 대비한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회의만 하는 게 아니라 업무 연관성이 큰 상임위원회들과 예산정책처 등이 완전히 이전할 수 있는 규모의 국회분원을 위한 기본 요건은 모두 갖춰진 상태”라며 “결정만 하면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