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측 본격적인 선거활동 돌입했지만 축산단지는 접근 불가
31일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구제역이 창궐로 인해 충남의 선거 열기가 반감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축산농가가 각 정당 후보자가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으며 정치인 역시 이같은 상황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이 기본이 ‘스킨십’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구제역 발병 지역에는 사실상 선거 열기가 ‘찾잔 속의 태풍’에 불과한 것이다.
충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개 시ㆍ군 37명의 후보가 등록, 이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자는 선거사무소를 투표 전 날인 다음 달 12일 까지 운영할 수 있다.
어깨띠ㆍ표지물 착용과 함께 후보자 본인이 전화로 직접 통화하는 방식의 지지호소도 가능하다.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와 선거구 세대수 10% 이내 범위에서의 후보자 홍보물 발송 등의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됐지만, 충남 일부 지역 국회의원 후보와 축산농가들은 고민에 빠졌다.
구제역 바이러스 전염 걱정 때문에 구제역이 발생한 마을에 대한 차량진입과 유세 활동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천안ㆍ공주ㆍ논산시와 홍성군이 여기 해당된다.
후보자들은 울상이다.
적극적인 유세활동으로 한 명의 지지자라도 더 늘려야 하지만, 축산단지 등 농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다.
논산 이인제 후보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농가에 찾아 힘을 보태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방역 활동에 방해될 수도 있기에 직접 방문보다는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대 축산단지 홍성도 마찬가지다.
홍성 홍문표 후보 관계자는 “양돈 농가 근처는 방역을 실시하기 때문에 접근할 수 없다”며 “후보가 직접 운동원들에게 양돈 농가 근처에도 접근하지 말라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농가 역시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논산 지역 양돈 협회 관계자은 “아직 구제역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서 지역 주민들도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논산에서 가장 큰 축제인 딸기 축제조차도 연기한 마당에 누가 찾아오는게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서도 선거 활동으로 구제역이 심화될지 않을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구제역이 살처분 제도에서 백신 접종 제도로 바뀌면서 이동을 심하게 제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선거 운동을 하고자 양돈 농가 방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내포=구창민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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