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 합의에도 세부내용 이견차로 미지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10여일 앞두고 야권연대가 기로에 놓였다.
충청권은 최대 5개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후보자들의 이견차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가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 방식엔 합의했지만, 조사기관 선정과 설문 내용, 시행일자 등을 두고 후보 간 견해가 평행선을 달리며 온전히 실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다음달 8일 이전까지는 단일화가 성사돼야한다는 야권 내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31일부터는 대전 서구를, 1일부터는 천안 등 일부 선거구의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기에 진통 끝에 단일화가 이뤄져도 사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야권 단일화 가능한가=현재 충청권에서 야권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대전 동구와 대덕구, 천안을, 당진, 서산·태안 등 5곳이다.
당초 대전 유성 갑·을에서도 정의당 후보들의 제안으로 야권연대의 물꼬가 트였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대표와 원내대표 지역에 후보자를 공천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정의당은 연대 논의의 중단은 물론 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다.
반면에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국민의당 출현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확정되며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곳이다.
단일화가 성사될 지는 아직까진 불투명하다.
우선, 천안을은 국민의당 정재택 후보가 야권 연대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고, 당진은 더민주 어기구 후보가 국민의당 송노섭 후보를 만나 득표율에 10%를 더 준다는 파격제안까지 내놓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산·태안에서도 더민주 조한기 후보는 국민의당에서 출마가 유력했던 조규선 후보가 중도사퇴하면서 단일화를 위한 큰 틀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조규선 후보는 단일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하는 방안까지는 합의했다. 그러나 정작 여론조사의 설문을 어떻게 시행하고 언제 시행할 지에 대한 합의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더민주 박영순 대덕구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가 자신의 양보로 이뤄졌다는 국민의당 김창수 후보의 주장에 마치 자신들이 가해자로 여겨지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어 논의 자체가 요원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야권 단일화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야권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컨벤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되려 새누리당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단일화로 출마를 중도 사퇴하는 것에 대한 지지층의 불만과 이탈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상임대표가 20일 야권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후보단일화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됐다고 할 때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더민주 후보를 찍을 것인가. 그 효과는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한 것이 이 방증이다.
▲단일화의 골든타임에 부심=그럼에도 야권 내부는 단일화 성사에 매진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하나로 결집된 보수층과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을 맞서 싸우는데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단일화가 이뤄 야권연대의 효과를 극대화시켜야한다는데 집중하는 양상이다.
단일화가 되더라도 인쇄 후라면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사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표심의 왜곡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대전·충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용지는 31일 대전 서구를 시작으로 인쇄 작업에 돌입한다.
충남은 천안이 1일부터 시작된다.
단일화가 30일까지는 이뤄져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우성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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