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과 수영실업팀 감독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수영을 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로 선수훈련 전용 레인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 실업팀 이권식 감독의 모습이 보였다.
이 감독은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이었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물 속에 있는 선수들도 이 감독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 각자 레인을 왕복하면서 훈련에 열중했다.
한참 동안 레인을 왕복하던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물 위로 올라왔을 때는 크게 놀랐다. 모두 수준급 수영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큰 장애는 없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주장인 김청후 선수는 교통사고로 어깨에 심각한 부상과 오른쪽 다리가 마비된 상태였으며, 박종만 선수는 선천적인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했다. 이기만 선수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고,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돼 따로 훈련을 하고 있는 정양묵 선수와 강주은(여) 선수는 지적장애를 갖고 있었다.
1984년 88서울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선수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수영에 입문한 박종만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수영은 절망 속에서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운동이다.
김청후 선수는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근대5종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4살이 되던 해 교통사고를 당하며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됐다”며 “예전의 내 몸이 아니라는 사실에 2년 간 방황했지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하면서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기만 선수는 “전기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단하게 됐다”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수영을 접했고 지금은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살고있다”는 사연을 들려줬다.
수영을 통해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실업은 창단 3년 만에 전국 최강 자리에 올랐고, 지금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전병용 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대전시는 타 시ㆍ도에 비해 장애인체육에 대한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내가 할일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것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