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경제단체, 대·중견·중소기업들이 학벌과 스펙에서 벗어나 능력과 직무 중심의 채용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2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능력중심채용실천선언 대국민선포식’에는 국무총리실, 고용노동부, 교육부와 함께 대한상의, 전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가 참여했다.
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지비스타일, 모두투어, 한국전력, 한국철도공사 등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모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참여단체는 구직자들의 불필요한 스펙 경쟁을 막고 직무·능력을 토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10가지 실천선언문을 발표했다.
먼저 인력선발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키로 했다.
채용공고부터 기존 ‘행정직 00명’등 단순정보 나열이 아니라 직무명세를 사전공개하고 서류전형에선 직무와 무관한 출신지역, 가족관계 등 인적사항 요구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어학성적, 해외연수, 사회봉사 등 과도한 스펙 요구도 지양키로 했는데 여기엔 스펙 경쟁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휴학, 졸업연기 등 시간·경제적 손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면접전형에서 구직자 인격을 존중하고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는 실천선언도 포함됐다.
한 취업포털사의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스펙 수준에 대한 비하(21%),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압박(15%), 자기소개서 및 답변에 대한 트집 잡기(13%), 외모·신체(9%), 부모 등 가족 관련(6%) 질문들이 불쾌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개인정보 보호와 구직자 요청 시 관련법에 따른 채용서류 반환, 부당한 취업청탁 거부, 채용 전 실습생·인턴 등에 대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 등이 실천선언문에 명기됐다.
실천선언문은 대한상의와 고용노동부 공동의 취업준비생 설문조사, 경총 등 경제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쳐 작성됐다.
앞서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능력중심채용 선도·모범사례를 구축하고 130개 공공기관에 능력중심 채용방식을 도입한 결과 서부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중도퇴사율이 최대 0%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실천선언이 능력중심채용 분위기 확산으로 이어지도록 올해부터 매년 경제단체와 함께 기업 채용관행을 조사·발표할 예정이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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