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공연 기획ㆍ실시하는 타 도시와 대조적
정부가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지정해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하는 가운데 대전시가 제공하는 문화예술 서비스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공연을 제작ㆍ운영하는 타 도시와 큰 대조를 보여 대전 시민들의 문화생활에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30일 문화가 있는 날을 앞두고 대전 지역에는 45개의 참여 시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영화관이 9곳, 공연장 1곳, 박물관ㆍ미술관 16곳, 도서관 14곳, 기타 문화공간 5곳이며 문화재는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참여 시설 중 실질적으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시설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으레 할인을 제공하는 영화관을 제외하면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체험활동과 특강, 선사박물관의 인권 영화 상영이 대부분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문화가 있는 날엔 ‘무료’ 관람을 한다고 할인 내역에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 전시는 평소에도 관람료를 내지 않거나 1000원 미만의 소액을 받고 있다. 또 연장운영을 한다고 명시한 도서관의 경우는 14곳 중 9곳이 기존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것을 문화가 있는 날에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인 것으로 홍보했다.
게다가 대전시가 운영하는 문화예술시설과 단체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준비한 공연은 없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매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특별 할인가 1만원으로 실내악 공연 ‘아티스트 라운지’를 기획하고 이날에 한해 발레와 연극 등도 균일가 혜택을 준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이나 태백문화예술회관은 영상으로 만나는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며 김천시민문화예술회관에서는 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무료로 선보인다.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도 무료 음악회,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무료 살롱콘서트, 목포문화예술회관은 무료 재즈 공연, 영광 예술의전당은 무료 작은 음악회 등을 개최한다.
부산국립국악원에서는 전통 국악콘서트를 1000원에 제공하며 공연 1시간 전에 무료 다과도 제공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3ㆍ여)씨는 “대전시가 타 도시와 이렇게 다른 상황인 줄은 몰랐다”며 “영화를 싸게 보는 날로 그치는 게 아니라 양질의 공연을 친숙하게 접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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