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입주 연기 속출… 정신·경제적 피해 가중
내포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교육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입주 시기는 다가오지만 정작 주변 학교가 없어 자녀들의 먼 학교 통학 및 향후 또 한 번의 전학을 고민해야하기 때문이다.
입주를 미루거나 두 집 살림을 하는 등 미래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정신ㆍ경제적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27일 충남도에 따르면 다음 달 내포신도시 RM-10구역 1660세대와 RH-9구역 1260세대 등 모두 2990세대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시작한 민간 대형 아파트의 입주도 진행 중이며, 한 아파트는 일부 미분양으로 입주가 완료 되지 않은 상태다.마음만 먹으면 내포신도시 이주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
그런데 정작 대전과 천안, 공주 등지의 통근 공무원ㆍ직장인들과 이미 아파트 분양까지 받은 입주 예정자들은 이주를 꺼리고 있다.
의료와 문화 등 기반시설 부족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자녀 교육 여건 열악. 여기엔 교육부의 지역 실정을 무시한 탁상행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내포신도시 RM-10구역과 RH-9 구역 아파트 입주 학생들을 수용할 한울초등학교는 당초 입주 한 달 전인 이달 개교 예정이었다.
그런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한울초의 개교를 더딘 내포신도시 인구유입 속도를 이유로 6개월 늦춰 오는 9월로 유보했다.
때문에 다음 달 입주하는 초등생들은 당분간 거리가 먼 인근 내포초나 홍북초 등으로 통학하다 9월께 다시 한울초로 전학해야 한다. 약 5개월 사이 두 번의 전학을 가야 하는 셈이다.
초교 학부형들은 고민이다. 일부는 아이들의 정서와 적응력을 감안해 한울초 개교 직전인 여름방학께 입주를 고민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는 직장이 내포신도시인 남편(아내)만 먼저 입주한 후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아내(남편)가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존 집의 계약기간 문제나 전ㆍ월세비 중복 지출 등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
이런 고충은 앞서 입주한 한울초 학군 RH-7 구역 2217세대 아파트 주민들이 미리 겪기도 했다. 주민 김모(35)씨는 “전혀 계획적이지 않은 내포신도시 조성으로 이주민(예정자)들이 손해보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내포초에서 이달부터 한울초 (전학 갈)학생들을 따로 (반)편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내포초)교실도 14개로 증축한 만큼 오는 9월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포=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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