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선거 기간, 정책보단 상대방 흠집 내 반사이익 얻는 게 나아
제20대 총선이 24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각 후보들간의 고질적인 비방, 폭로 등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고 고소ㆍ고발까지 이어져 유권자들의 정치적 피로감만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경선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모습은 정당별 최종 후보자들이 결정된 이후 더욱 심화된 양상이다.
실제 당내 경선이 가장 치열했던 지역구 중 한 곳인 천안 갑에서는 새누리당 박찬우 예비 후보가 선거법위반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자 같은 당 김수진 예비후보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설전을 이어갔다.
김 예비후보는 이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는 등 두 명의 예비후보 모두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정당별 공천자가 확정된 이후에는 후보자 간 설전을 넘어서 조직적인 허위사실이 유포되는 등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전에서는 22일 더민주 강래구 대전 동구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상대후보로부터 과거 서울에서의 출마경력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네거티브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흑색선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새누리당 정용기 대덕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타 후보가 SNS를 이용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 박덕흠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2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선거를 앞두고 사실이 아닌 악질적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으며 이를 뿌리뽑기 위해 법적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흑색선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 충북 진천ㆍ음성ㆍ증평에서는 현역인 새누리당 경대수(진천ㆍ음성ㆍ증평ㆍ괴산) 의원이 발행한 ‘의정보고서’를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김영국 예비후보는 “경 의원이 발행한 의정보고서에 따르면 충북혁신도시 실내체육관 건립 총사업비 85억 원 및 체육광장 조성사업 총사업비 44억 원을 국비 확보액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확보된 국비는 4억3500만 원이다”며 23일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을 ‘허위사실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경 의원은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사업명과 총사업비는 매년 3월부터 예산확정 시까지 의원실에 공식적으로 건의되는 음성군의 공식 자료에 의해 확인된 내용”이라며 “이를 근거로 의정보고서를 작성한 만큼 허위사실이라는 주장은 사실 관계를 왜곡해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정치적 의도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흑색선전이 극성을 떨치는 이유는 여야를 막론하고 집안 싸움으로 인해 선거구 획정과 공천 작업이 늦어지다 보니 사실상 후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선거일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촉박해진 상황에서는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기보다는 마타도어로 인한 상대방 흠집 내기로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 단기간 내 표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만큼 후보자들이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일치된 견해다. 김경동 기자 kyu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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