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계 오랜 난제 밝힌다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천문학계 오랜 난제 밝힌다

  • 승인 2016-03-23 09:53
  • 신문게재 2016-03-23 8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격 약 2000km 의 전파망원경 구경과 같은 높은 감도와 더욱 자세한 공간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단일 망원경으로는 이런 거대한 구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전파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전파간섭계를 활용한다.제공= 천문연구원
▲ 한국과 일본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격 약 2000km 의 전파망원경 구경과 같은 높은 감도와 더욱 자세한 공간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단일 망원경으로는 이런 거대한 구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전파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전파간섭계를 활용한다.제공= 천문연구원


천문연구원, 블랙홀 제트방출 원리 단서 찾아내
시뮬레이션으로 형성과정 규명 도전
블랙홀 제트초기 속도 광속 80%까지 가속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블랙홀로부터 물질이 방출되는 플라즈마 제트 현상은 100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로 천문학계는 이러한 블랙홀 제트 방출 원리에 대해서는 오랜 난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 손봉원 박사팀이 거대은하인 M87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 제트현상을 관측하면서 기존과는 달리 블랙홀에 가까운 지점에서 이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하는 현상을 밝혀냈다.

M87은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분에 있으며 지구에서 544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60억배 정도의 우주 최대급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M87은하 중심의 블랙홀 제트속도는 블랙홀 중심에서 얼마 안 되는 위치, 즉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가까운 5광년 거리에서 이미 광속에 가까운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기존 관측은 블랙홀에 가까운 지역의 제트 현상을 정밀히 관측하지 못해 비슷한 거리에서 제트 속도는 광속의 10~30%로 알려졌지만 손 박사팀의 이번 연구에서는 제트속도가 광속의 80%로 가속돼 있음을 알아냈다.

손 박사팀의 이번 관측 결과는 블랙홀 제트가 어떤 원리로 분출하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손봉원 박사는 “이번 관측 결과가 천문학의 오랜 숙제를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자세히 비교해 블랙홀 분출의 형성 과정 규명에 도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손 박사팀은 블랙홀 제트 방출을 관측하고자 한·일공동 VLBI관측망(KVN and ERA Array)인 KaVA를 이용해 2013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주요한 5개 관측 데이터를 표시했다.

KaVA는 KVN, 즉 천문연구원이 보유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밀리미터 영역의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우주전파관측망(서울, 울산, 제주)과 VERA, 즉 일본 국립천문대가 보유한 일본 우주전파관측망(미즈사와, 오가사와, 이리키, 이시가키지마)을 합친 7대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돼 있다.

KaVA를 이용하면 짧은 기선(거리)부터 긴 기선까지 동시 활용해 관측할 수 있고, KVN이나 VERA만 이용한 관측에 비해 더 높은 품질의 전파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승규 기자 esk@

▲ VLBI 전파 영상 비교(활동은하핵인 3C 273)
<br />(왼쪽)KVN로 관측한 영상. (오른쪽)VERA로 관측한 영상. (가운데)KaVA 공동관측 영상. 
<br />각 영상 왼쪽 아래의 타원은 각 관측망의 해상도를 나타낸다. KVN만을 이용한 경우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영상의 선명도가 떨어지며, VERA만을 이용한 경우 감도가 나쁘기 때문에 천체의 중심 부분만 검출할 수 있다. KaVA를 이용한 경우에는 높은 해상도와 감도로 멀리 뻗어나가는 제트의 어두운 부분까지 선명히 관측할 수 있다. 제공= 천문연구원
▲ VLBI 전파 영상 비교(활동은하핵인 3C 273)
(왼쪽)KVN로 관측한 영상. (오른쪽)VERA로 관측한 영상. (가운데)KaVA 공동관측 영상.
각 영상 왼쪽 아래의 타원은 각 관측망의 해상도를 나타낸다. KVN만을 이용한 경우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영상의 선명도가 떨어지며, VERA만을 이용한 경우 감도가 나쁘기 때문에 천체의 중심 부분만 검출할 수 있다. KaVA를 이용한 경우에는 높은 해상도와 감도로 멀리 뻗어나가는 제트의 어두운 부분까지 선명히 관측할 수 있다. 제공= 천문연구원
▲ KaVA를 이용한 M87 제트 뿌리의 관측 결과
<br />2013년12월부터 2014년6월까지 실시한 관측 중 주요한 5개 관측의 데이터를 표시했다.
<br />가장 밝은 위치에 제트 분출구가 있고 그 조금 왼쪽에 초대형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br />중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제트가 시간에 따라 바깥쪽(거리가 4광년 정도)으로 움직여가는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광속과 같은 움직임을 실선(v=c)으로 나타냈다.(V=0점선은 최초 관측일을 기준으로 한 초기 속도)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제트는 블랙홀 중심에서 얼마 안 되는 위치부터 이미 광속에 가까운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이 연구가 최초로 밝혔다.제공= 천문연구원
▲ KaVA를 이용한 M87 제트 뿌리의 관측 결과
2013년12월부터 2014년6월까지 실시한 관측 중 주요한 5개 관측의 데이터를 표시했다.
가장 밝은 위치에 제트 분출구가 있고 그 조금 왼쪽에 초대형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다.
중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제트가 시간에 따라 바깥쪽(거리가 4광년 정도)으로 움직여가는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광속과 같은 움직임을 실선(v=c)으로 나타냈다.(V=0점선은 최초 관측일을 기준으로 한 초기 속도)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제트는 블랙홀 중심에서 얼마 안 되는 위치부터 이미 광속에 가까운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이 연구가 최초로 밝혔다.제공= 천문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4.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5.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1.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