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기업간 ‘줄다리기 싸움’으로 잘못도 없는 한 사업장이 경영 위기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이 또 다른 관련 공기업을 고소까지 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을 집중 시켰다.
해당 사업장은 청주시 소재 오송역 2층에 위치한 A컨벤션센터(이하 A사). 일의 발단은 2014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2일 A사에 따르면 2014년 8월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이하 철도공사)와 계약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임대차 계약시 합의해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철도공사와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 내용 중에는 ‘신규사업 의향자는 2014년 8월 말까지 소방시설 및 전기증설 시설 등을 관련 법규에 맞게 완비한다’등의 조건이었다. 이에 A사는 곧바로 5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이행했다.
이후 2014년 11월 1일부터 임대차 계약을 철도공사 측에 요구했으나 철도공사 측은 2015년으로 계약서 작성을 미뤘고, 철도공사의 승낙 아래 오송역 2층에서 컨벤션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A사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15년 7월 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에서 2014년 7월 14일 이후 임대물건을 미승인했고, 2014년 3~7월 총 4회에 걸쳐 자진철거 등 원상회복 요청을 한데 이어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국유재산 무단 변상금을 발행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은 것이다.
문제는 철도공사가 A사에 이런 내용을 안내한 적도 없을 뿐더러 오송역이 철도공단 소유인지 철도공사 소유인지 통지서를 받기 전에는 알 수도 없었다는 게 A사의 설명이다.
그러고선 A사는 2015년 7월 철도공단이 요청한 변상금 사전통지에 대해 ‘철도공사와의 임대차계약은 정당한 계약으로 정당하게 점유하고 있다’는 의견서를 철도공단에 제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지난해 10월 철도공단은 철도공사와 A사를 고소했고, A사는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사 관계자는 “철도공사라는 공기관을 믿고 사업 관련 계약을 했고, 공기관의 답변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사업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공공기관의 싸움에 시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조정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A사의 사업은 철도공사법에 위반된 사업이 아니다. 법적으로도 고객편의시설에 포함돼 계약서를 작성했다”면서 “임차인 선정시에도 철도공단과 협의된 부분으로 잘못된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철도공단 측은 “(A사)사업장 시설물에 대한 사용 허가 권한은 철도공단이 갖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편의시설이기에 허가를 했다. 그러나 이후 상업시설 용도를 변경했다. 이에 공단은 이를 적발하고 허가를 취소했다. 때문에 철도공사는 (허가 취소 이후)임대를 해 줄 권한이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철도공단의 철도공사 고소건은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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