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모의 심적 변화 등이 담긴 친필 메모가 발견돼 암매장 현장이나 A씨의 사건 개입 정도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청원경찰서는 22일 충북경찰청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3명을 투입, A씨를 상대로 딸의 시신을 암매장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프로파일러 조사에 앞서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A씨가 숨진 딸의 시신 방치 기간이나 암매장 장소 등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1차 조사 때 “아내가 딸 아이를 때리는 모습을 봤다. 딸이 사망한 날 오후 11시께 진천 야산으로 딸의 시신을 옮겨 1.5m 깊이로 땅을 파고 묻었다”고 진술했지만 2차 조사에서는 “집에 퇴근해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고, 시신을 집 베란다에 이틀 동안 놔뒀다가 나중에 암매장했다”고 아내 한씨의 학대에 의한 살해, 딸 시신 방치 사실 등을 추가로 털어놨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번복에 더해 암매장했다고 지목한 곳을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했지만 시신을 발견하지 못해 A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만한 내용이 담긴 친모 B씨의 친필 메모를 확보했다.
4살 딸이 숨지기 전부터 친모가 작성한 것으로 보여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찰은 “‘노트’ 분량의 메모지를 확보했다. 딸이 죽기 전부터 친모가 썼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기 3대도 확보한 경찰은 부부가 주고받은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등도 정밀 분석하고 있다.
한편 A씨는 2011년 12월께 숨진 딸을 아내 B씨와 함께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B씨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청주=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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