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섭 씨 “읍내동장승, 짝꿍 찾아주는 게 소망”

  • 문화
  • 문화 일반

이광섭 씨 “읍내동장승, 짝꿍 찾아주는 게 소망”

  • 승인 2016-03-21 18:32
  • 신문게재 2016-03-21 2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회덕주민센터 마당에 누워있던 장승 발견
21일 오전 읍내동장승 다시 세우기 성황


▲ 21일 오전 이광섭(61)씨가 대덕구 회덕주민센터에 입구에 다시 선 읍내동장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21일 오전 이광섭(61)씨가 대덕구 회덕주민센터에 입구에 다시 선 읍내동장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30분께 대전 대덕구 회덕주민센터 마당에 30여명의 사람들이 1m가량 길이의 누운 돌 장승 앞을 서성거렸다. 20여년만에 제 가치를 알린 읍내동장승이 바로 서는 뜻깊은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의 보배는 주민센터 화단에 누워있는 돌이 ‘읍내동장승’인 것을 알아낸 이광섭(61)씨다.

건축업에 종사하며 타지 생활을 하던 이 씨는 ‘내고향 대전’에 대해서는 정작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에 주말마다 대전에 와 숨은 문화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3년 전부터 주말이면 아내와 문화유적을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올해는 특히 대덕구의 정월대보름 행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덕구 블로그 기자단 활동도 시작한 이 씨는 회덕주민센터를 들를 때마다 화단에 있는 ‘돌’이 궁금했다.

대전문화유산울림에서 ‘대덕의 문화유산(대덕문화원ㆍ1997)’을 찾아본 이 씨의 호기심은 커졌고 동장에게 협조를 구한 다음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 씨의 짐작은 들어맞았다. 그동안 잠적을 감춘 ‘읍내동 장승’이 다시 제 이름을 찾은 순간이었다. 이 씨는 “장승에 있는 세로홈이 손에 닿았을 때 희열을 느꼈다”며 “무언가를 열심히 좇고 공부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읍내동 장승의 원래 자리는 읍내네거리지만 현재는 도로가 변해 예전 자리로 돌아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아쉬운 대로 일단 누워있는 읍내동장승을 주민센터에 세워놓기로 했다.

이 씨는 이날 행사에서 장승을 들어 다시 세우는 데 앞장서 삽질부터 청소까지 손수 나섰다. 사람들에게 장승의 세세한 특징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끝낸 이 씨는 또 하나의 소망을 밝혔다. 이 씨는 “장승과 한 쌍인 나머지 한 기의 장승을 찾아서 마주 세우고 싶다”며 “내년 대보름행사 땐 그 장면을 볼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장승을 보거나 예전의 읍내동장승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제보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이사는 “남은 한 기의 장승을 찾는 것과 함께 이번 발굴을 계기로 장승제가 다시 부활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