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갑에 보통 얼마를 넣어 다닐까?
답은 11만6000원.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26일부터 4주 간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가구주 1100명, 종사자수 300인 미만 중소기업 1100곳을 대상으로 '2015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를 설문한 결과다.
18일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99.7%) 가계의 거래용 현금 평균 보유액은 11만6000원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21만6000원), 월평균소득 500만원이상 가구(19만3000원)에서 상대적으로 보유액수가 컸다.
권종별로는 5만원권(46.9%)과 1만원권(45.1%)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래용현금은 설문 당시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가지고 있던 현금을 말한다.
만약을 대비한 예비용 현금은 전체 가구의 27%가 평균 69만3000원을 집·사무실 등에 보관하고 있었다.
예비용 현금보유액은 50~60대가 81만3000원으로 40대 57만원, 30대 47만원 등을 웃돌았다.
역시 고용 자영업자(125만5000원)가 단독 자영업자(83만8000원)보다 보유금액이 많았고 월평균 소득별로는 500만원 이상 가구가 그 이하 소득가구들에 비해 최대 5배 넘는 192만2000원을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용 현금에서 5만원권의 비중은 80.7%로 1만원권 18%를 압도했다.
거래용과 예비용 현금을 포함한 전체 가계의 평균 현금보유액은 30만1000원이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현금보유성향이 강했다.
기업은 어떨까. 조사대상 기업 76.6%는 100만원 미만, 15.6%는 100만~500만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1000만원 이상이라고 한 기업은 3.2%에 불과했다.
가계와 달리 기업에 대해선 보유금액을 범위 및 비중으로 조사했는데 가계와 기업 모두 현금 보유 관련 정보 노출을 꺼려하는 경향으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58.1%), 도소매업(16.1%), 운수업(12.9%)에서 주로 현금보유비중이 컸다.
5만원권 선호도는 가계와 기업이 다르지 않았다.
가계는 일상적인 물품·서비스 구매(78.6%·복수응답), 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76.8%), 휴대와 사용이 편해서(67.3%), 이자수익 매력이 낮아서(28.2%) 등의 이유로 5만원권을 보유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세제상 혜택 등 때문이란 응답도 2.7%였다.
기업의 경우엔 일상적인 운영자금 지출, 휴대 편리, 경제 불확실성 등 비상시 대비 등의 순이었다.
다만 가계는 5만원권 편의성 평가에서 거래적 용도(지급수단)의 편리함(68.2%)보다 예비적 용도 즉 가치저장수단의 편리함(84.1%)을 높게 봤다. 기업의 평가는 지급수단과 가치저장수단의 편의성이 각각 67.7%, 70.8%로 비슷했다.
이와 함께 금리 하락이나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가계 63.2%, 기업 33.8%는 추가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이때 선호 권종은 가계와 기업 모두 5만원권이라고 답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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