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7일 중국대회를 마치고 돌아왔다는 김준석 초단. 사진은 2015년 중도일보 자료사진. |
*논산-대전-서울 바둑소년 세 번의 이사
공부하다가 15살쯤 프로준비를 시작했어요. 인생의 갈림길에서는 저는 학교 대신 바둑을 선택했어요. 고등학교 자퇴하고 본격적으로 프로입단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죠. 논산에 살았었는데, 바둑을 위해 어머니와 대전으로 이사를 왔어요. 프로에 입단한 후론 어머니와 다시 서울로 이사를 왔죠.
*이세돌과 알파고 넘어야 할 산
중국에서 경기를 치르며 보느라 세세하게는 보지 못했어요. 인공지능인데, 저런 생각할 수 있을까, 저희가 고정관념에 박혀있던 수가 아닌 참신했던 수가 나와서 재밌게 봤어요. 이세돌 9단과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줬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사실 대국이 시작되기 전에는 바둑계에서는 이세돌 구단이 5:0으로 압승할거라 의견이 대다수였거든요. 그런데 3국까지 내리 패하니까 마음이 참 이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이세돌 9단이 이겼던 4국의 78번 묘수는 다시 봐도 참 좋은 수라 생각 했어요.
*바둑! 바둑! 바둑에 이름 석 자 새길 것
프로 초단의 하루는 바둑으로 시작해서 바둑으로 끝나요. 바둑뿐인 삶이지만 저는 재밌어요. 하루종일 바둑, 바둑, 바둑이죠. 요새는 영어공부도 병행하고 있어요. 저를 위한 작은 보험이랄까요. 올해 만1년4개월 차예요. 아무래도 기전우승이나 타이틀 확보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바둑 팬들에게 제 이름 석 자 남길 수 있다면 좋겠어요. 4월1일부터 LG배 세계바둑대회가 열리는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죠.
드라마 미생과 응답하라1988, 그리고 알파고의 도전.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외면 받았던 바둑이 다시금 사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열기가 얼마나 가겠는가, 지나가는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바둑은 무려 4300년 명맥을 이어온 최고의 두뇌싸움이다. 설령 누군가는 잊더라도 어느 대국장에서는 백과 흑이 쉴 새 없이 땅을 뺏고 빼앗기며 치열한 전투중일 게다.
우리는 각각 한 알의 바둑알이다. 어디에 포석될지 모른다. 그곳에서 적을 만날 수도 있고 아군을 만나 무리를 이뤄 세력을 키워갈 수도 있다. 악수가 묘수가 되는 반전이 있고 사활을 걸어야만 비로소 완생으로 나아갈 수 있지도 모른다. 살아봐야 인생의 깊이를 알듯 바둑은 인생과 꼭 닮았다. /이해미 기자
"반전무인의 자세가 중요하죠" 안관욱 프로8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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