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브루스 알렉산더는 마약의 약리적 문제에 의구심을 품고 실험을 한다. 두 부류의 쥐 집단을 형성해 한 그룹은 비좁고 격리된 우리 속에 다른 한 그룹은 평화롭고 안락한 쥐 공원에 넣고 57일 동안 모르핀이 든 물 이외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아 마약에 중독되게 하였다. 다시 두 그룹의 쥐에게 일반 물과 모르핀이 든 물을 주자 우리 안의 쥐는 모르핀이 든 물을 계속 마셨지만, 쥐 공원의 쥐는 중독되어 금단증상을 겪고 있음에도 마약이 들어있지 않은 물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환경적ㆍ문화적 요인의 영향으로 중독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외에도 인간의 행동은 보상을 받으면 강화되고, 처벌을 받으면 소멸된다는 스키너의 상자 실험, 사람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38명이 방관한 것에 의문을 품고 실험을 통해 개인의 책임은 집단 규모에 반비례한다는 책임감 분산 현상을 밝혀낸 달리와 라타네의 실험,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진실에 대면하게 되면 자기합리화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밝힌 레온 페스팅거의 실험, 정신의학의 허상을 파헤친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 진단 타당성 실험, 우리의 기억이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밝히려 한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실험실 동물 혹은 소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도출된 결론으로 인간의 본성을 단정짓거나, 모든 인간 및 사회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물과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실험대상이나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실험 결과의 소수에 해당하는 대상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에 관한 막연한 생각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 우리가 평소에 놓치고 지나쳤던 인간의 심리와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간이란 존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진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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