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이 중앙철도시장으로?

  • 경제/과학
  • 유통/쇼핑

중앙시장이 중앙철도시장으로?

  • 승인 2016-03-16 18:42
  • 신문게재 2016-03-16 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100여년 역사 중앙시장 명칭 중앙철도시장으로 변경

철도 콘텐츠 접목해 상권 활성화 목적...지역사회 찬반 여론 심해



‘중앙철도시장’. 최근 이같은 낯선 대형간판 하나가 등장했다. 대전 은행교 맞은편 중앙시장 생선골목 앞에서다. 기존 ‘중앙시장(생선·건어물)’이라 걸려있던 간판이 새로 바뀐 것이다. 밤에는 어찌나 밝은 지 으능정이 거리 끝에서도 보일 정도다. ‘중앙시장’ 입구에 걸린 ‘중앙철도시장’이라는 명칭과 간판. 어찌 된 일일까.

대전의 역사를 함께 한 ‘중앙시장’ 이름이 ‘중앙철도시장’으로 바뀐다. 중앙시장 상인연합회와 중앙시장 활성화구역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하면서다.

명칭 변경일은 다음달 16일. 이날 이후부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검색어로 ‘중앙철도시장’이 등록된다. 공문서나 도로 지명 등에도 이 이름이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앙시장 명칭 변경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시대흐름에 따라 명칭을 바꿔야 한다”거나 “중앙시장 전통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상인회와 육성사업단은 명칭 변경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철도를 명칭에 포함할 뿐만 아니라 관련 콘텐츠를 접목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철도시장’ 이름은 중앙시장이 대전역 등장으로 상권이 형성된 역사를 갖고 있고 바로 근처에 대전역이 위치하는 등 철도와의 인연이 높아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생선·건어물, 귀금속, 한복 등 6개 특화거리를 ‘요리역’, ‘귀금속역’, 메가한복역‘ 등으로 지명하고 웨딩(1호선), 패션(2호선), 푸드(3호선) 등 쇼핑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중앙시장이 100여년 전부터 대전의 태동과 성장을 함께한 만큼 명칭 자체가 갖는 전통과 역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랜 기간 지역민들이 중앙시장을 찾아온 만큼 공론화를 거쳐 결정해야한다는 주장도 시민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친구들과 함께 물건을 사거나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먹는 등 중앙시장은 대전 토박이들에게 적어도 하나쯤의 추억을 준 마음의 고향”이라며 “상권 활성화 등 목적은 좋지만 중앙시장이란 명칭에는 시민들의 추억과 역사가 함께 담겨있는 만큼 의견을 수렴한 뒤 명칭변경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리고 있다. 30년 동안 침구류를 판매해 온 정모(68)씨는 “그동안 지역 사람들에게 인식돼 온 명칭이 있는데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큰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2)씨는 “요새 주말에 젊은층과 가족 단위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이름을 바꾸고 이에 맞는 콘텐츠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구범림 대전상인연합회장은 “명칭을 바꾼 후 실제 중앙시장에 역과 노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레일을 까는 등 시장을 재미와 흥미가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결정했고 다음날 16일 공식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