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간통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이러한 폭력 등 연관 범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전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사기와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가 벌금 150만원형을 받자 항소한 항소심을 기각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A씨의 사기와 의료법위반 혐의가 아닌 간통이다.
간통죄 폐지로 처벌이 어려워지면서 자신의 부인과 간통을 저지른 A씨를 처벌하기 위해 A씨가 운영하는 의원의 위반 혐의를 잡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는 정황이 나온다.
소송을 제기한 B씨는 10년동안 A씨가 운영하는 병원을 다니면서 진료를 받아왔고 친분관계를 유지하며 진료비를 면제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부인과 A씨와의 간통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돌변한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직접 진찰한 사실이 없음에도 직접 진찰한 것처럼 발기부전치료제의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한 혐의로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또 자신을 진료한 사실이 없지만 직접 진료한 것처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심사의뢰를 청구해 진료비를 받았다며 사기 혐의를 제기했다. A씨가 운영하는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금액은 1만371원이었다.
부부간 폭력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대전지법 이주연판사는 부인이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부인의 얼굴 등을 마구 때려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0)에게 벌금 100만원 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부인이 자신의 여조카와 관계를 의심하는 듯한 말을 하자 화가나 폭력을 휘둘렀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간통죄 폐지로 불륜 행위가 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죄라는 인식이 사라져 불륜으로 배우자를 배신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뻔뻔하게 구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한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니 화풀이를 하기 위해서 다른 방식으로 법에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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