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청공무원노조가 최근 내포신도시 도청사 주변에 내건 플래카드. 노조는 똑같이 도청을 이전한 경북도 등과 비교해 후생복지에서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지원책이 나올 때까지 도와 도의회를 상대로 압력행사에 돌입했다. |
충남도 공직사회에서 만년 ‘을’(乙)로 취급받던 하위직 공무원들이 ‘갑’(甲)인 도와 도의회에 반기를 들었다.
도청이전신도시 건설과정에서 타 시·도와의 형평성 결여로 자신들만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며 단단히 뿔이 났다.
충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내포신도시 도청사에 플래카드 3장을 내걸었다.
내용은 ‘충남도의 후생복지 경북도와 차별이 웬 말이냐’, ‘도청 직원을 신도시 개발의 희생양으로 이용말라’, ‘도지사와 의장은 이주정착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 등이다.
노조가 이 문제와 관련해 플래카드를 게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성명서 발표 등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공세적으로 후생복지 지원책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안희정 지사와 김기영 의장을 직접 거론하며 ‘각성하라’는 거친 표현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조에 따르면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2012년 이후 도청 차원의 주거 지원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공무원들은 무리하게 내포신도시에 아파트를 샀다가 대전의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내포의 집을 손해 보고 되파는 등 경제적 피해까지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얼마 전 예천·안동에 새둥지를 튼 경북도의 경우 하위직 직원에게 아파트를 관사로 제공하고 있다.
또 주거안정기금조례를 제정, 소속 직원들이 신도시에 주택 구입 시 1억원 저리(1%) 융자를 해주는 등 충남도 직원들이 박탈감을 느낄만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주지원비 문제도 마찬가지다.
충남도는 지금까지 3년간 월 20만원씩 720만원을 지급했으며 현재 1년 연장을 위한 조례안이 의회에서 계류 중이다.
반면, 경북도는 3년간 월 30만원씩 모두 1080만원을 주기로 약속, 충남도 직원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 타 시도 수준의 후생복지 제공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도와 도의회를 상대로 압박을 계속키로 했다.
황인성 위원장은 “도와 도의회가 내포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공무원에게만 희생을 강요할 뿐 제대로 된 후생복지 대책에는 관심이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의원별사업비 공개 요구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고려하겠다”고 향후 활동계획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현재 이주지원비 상향 제공 등 구체적인 후생복지 향상을 위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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