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본보 취재결과 축산 작업장 및 우시장이 대형이고 유명해 타 지역 축산업자들의 출입이 잦은 데다, 확산을 막기 위한 돼지의 도 외 반출 금지 조치가 지역 내 감염에는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구제역은 현재까지 공주와 천안, 논산 세 지역 10개 농장에서 확진됐다. 여기에 논산에서는 이날 오후 3시께 의심신고가 또 들어왔다. 앞서 6곳 농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을 받은 논산 광석면 지역 농장인데, 간이검사 결과는 양성이 나왔다.
정밀검사 결과는 15일 나올 예정이다.
확진된다면 한 달도 안 돼 도내 11번 째, 논산서만 일주일 만에 8번 째다. 방역당국은 이 지역 전체가 위험하다는 판단에 검사 등 예찰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도민들은 의아하다. 전북 김제와 고창은 단발성 감염으로 끝나고 타 시ㆍ도는 아직 발생조차 하지 않았는데 충남만 계속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충남만 방역에 실패했다”거나 “충남 축산인들만 규정을 안 지킨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 앞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점이 확인됐다. 우선 충남은 국내 최대 축산단지 홍성과 논산, 예산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형 축산 작업장(도축장) 및 우시장이 있다. 때문에 해당 시설을 출입하는 타 시·도 축산인들이 많은 상황. 자연스럽게 전염 가능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충남 돼지 도 외 반출 금지 조치는 타 시·도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지역 내에서는 치명적인 악순환을 유발했다. 전국적으로 고기를 납품하는 충남의 특성 상 도 외 반출이 막히면 비육을 마친 거대한 돼지들이 농장에 남게 돼 축사 내 사육밀도를 높이게 된다. 결국 공간이 좁아져 몸을 부비는 돼지들은 서로 전염에 더 노출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까지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안희정 충남지사도 근본대책 찾기에 직접 나섰다. 안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긴급 구제역 방역대책회의를 열고 도내에서 매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의 역학 관계를 따져 물으며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의 추가 발생은 전국적 확산으로 번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백신 접종, 바이러스 일제검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추가발생을 막는데 집중하라”며 “이것만이 이중고에 시달리는 양돈농가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확산 방지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농가 책임 강화에 본격 나섰다. 항체 형성률 60% 미만 농가에는 최고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육두수가 3.3㎡ 당 3마리를 초과하면 처벌에 나선다. 다만 도는 충남지역 220만 두의 돼지 중 공주와 천안, 논산 등 110만 두는 2차접종까지 완료했지만, 나머지는 예산 문제로 검토 중이다.
도는 전국체전 및 장애인체전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도 구제역 방역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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