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하지만 이세돌 9단이 밝힌 약점이 진정한 과학적 약점인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이세돌 9단은 13일 네번째 대국을 마친 후 인터뷰를 통해 “알파고가 백돌보다 흑돌을 잡았을 때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알파고의 첫 번째 약점을 들춰냈다. 이어 이 9단은 두 번째 약점으로 “알파고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 수를 뒀을 때 대처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져 일종의 버그와 같은 형태의 수를 둔다”고 말했다.
이 9단이 밝힌 알파고의 이러한 약점을 두고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진정한 과학적 약점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즉, 대국 중에 이 9단이 그렇게 느꼈을 수는 있으나 아직 확실한 과학적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정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흑돌을 잡으면 먼저 돌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초반 승리에 유리하다”면서도 “경기가 점차 진행됨에 따라 돌 개수 차이가 줄게 되고 초반에 경기에서 유리했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점점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둑을 하는 사람이라면 흑돌을 잡으면 대부분 초반에 강하게 밀어 부처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고, 백을 잡으면 초반을 무난하게 넘기고 나중에 승부를 보는 작전을 하는 게 일반적임을 감안해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선임연구원은 “알파고의 전략은 일반적으로 아는 승부수랑은 달랐기 때문에 이 9단이 '알파고는 백돌보다 흑을 잡았을 때 약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생각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원 선임연구원은 이세돌 9단이 지적한 두 번째 약점과 관련해서는 “이 9단이 표현한 예측하지 못한 수라는 것이 애매하다”며 “알파고가 어떤 수를 예측한 것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어렵지만 알파고도 제4국이 진행됨에 따라 승률이 안 좋은 수순으로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마지막 승부인 5번기 제5국에 돌입한다.
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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