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분명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소속팀에서 확고한 주전 입지뿐 아니라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24일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 27일 태국과 원정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손흥민(토트넘)이 제외된 가운데 이정협(울산)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등 소속팀에서 활약이 저조하거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은 경기력이 문제가 아닌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본선 참가를 위한 소속팀과 사전 협의를 통한 휴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왜 대표팀에 발탁됐을까.
슈틸리케 감독은 “2016년의 첫 A매치라 시대가 크다”면서 “지난해의 성과를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김진수나 박주호와 같이 소속팀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선수도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명단 발표 전 직접 경기장을 찾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는 이정협의 실망스러운 새 시즌 첫 경기를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은 “솔직하게 말하면 이정협뿐 아니라 박주호나 김진수, 이청용도 이번 명단에 들어서는 안 됐다. 하지만 대표팀이 2차 예선에서 6전 전승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한 만큼 지난해 수고해준 이 선수들을 다시 한 번 부를 기회였다. 지난해의 좋은 활약에 대한 보답”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어 “경기력 측면에서 이런 선수들을 제외했다면 아마 반쪽짜리 대표팀이 됐을 것”이라는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가 거둔 좋은 성적은 모두 이 선수들이 함께 만든 결과다. 어려운 시간에 대표팀에서 다시 한 번 믿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기 위해 발탁했다”고 더욱 특별한 발탁 배경을 밝혔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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