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KTX 세종역 신설 주장을 둘러싼 세종과 충북 간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은 지난 3일 출마 선언에서 금남면에 KTX 세종역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특성을 극대화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충북 예비후보자들은 여야를 떠나 충청권 공조를 깨는 공약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새누리당 송태영 청주 흥덕구 예비후보자는 10일 자료를 내고 “이해찬 의원의 세종역 신설 공약은 세종시 탄생의 기초와 근간이 된 충청권의 공조를 깨고 갈등구조를 만들어 정치적 이익을 보겠다는 정치공학적 잔꾀”라고 비난했다.
같은당 신용한 예비후보자도 “오송역에서 15㎞거리 정도에 불과한 세종에 KTX역을 신설한다는 것은 예산낭비는 물론 오송역 건설의 당초 취지와도 맞지 않는 행위로, 지역 경제는 외면한 채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만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반지역적 사고”라고 질책했다.
더민주 도종환 의원(비례대표)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 신설의 부당성은 이미 검증된 사안으로 재론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의 근본이념을 도외시하고 충청인을 분열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세종시는 지난해 2월 국가 행정기능을 수행하는 전국 거점도시 역할상 KTX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2030세종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대전지역 예비후보자들이 잇따라 미래창조과학부의 대전 유치를 주장한 것에 세종 후보자들은 불편한 심경이다.
새누리당 강영환 대전 중구 예비후보자와 더민주 이종인 대전 유성갑 예비후보자는 “과학 관련 업무의 집적과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미래부의 대전시 이전을 주장했다.
그러나 미래부가 세종시로 이전해야한다는 세종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대전 후보자들의 주장이 미래부 이전의 지연 문제로 부각돼 되레 반정부·여당 기류로 작용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 측 관계자는 “미래부는 당연히 세종시로 와야한다”고 일축했다.
인천지역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와 관련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안전처의 이전 비용이 예비비로 편성됐지만, 인천 지역 일부 의원들이 이전 비용 편성을 방해하고 존치를 주장해 논란이 일었고, 국민의당 인천시당이 지난 1월 24일 창당대회에서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는 국민안전처와 산하기관이 세종시로 와야한다는 지역민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에 지역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지역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도 고려해야는 신분”이라며 “지역개발만 우선시해서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우려해야될 사안”이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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