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간 朴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신청사는 연면적 4만8천273㎡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대구시 산격동에서 50년 만에 새 터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합뉴스 |
‘진실한 사람들’(진박)이 비박계 현역 후보들에게 밀리는데다, ‘윤상현 의원 막말’ 사태로 친박계가 궁지에 몰린 미묘한 시기에 이뤄진 작심 행보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국정과제인 경제 재도약 달성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센터 소재지(동구 신천동)는 대구 동구갑 선거구에 해당한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경쟁하는 곳이다.
오후 방문지인 대구국제섬유박람회장(북구 산격2동)은 대구 북구갑 지역구 내에 있다.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현역 권은희 의원에 맞서 20대 총선 도전장을 낸 곳이다.
정종섭·하춘수 예비후보는 진박 인사다. 이들은 지난 1월 대구지역 다른 자칭타칭 진박 4명과 함께 ‘해장국집 6인 회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 호소 뒤 출마한 인사들이다.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이 이들 중 5명의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선언을 하는 등 ‘진박 감별’도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박들은 대체로 2~4위에 그치면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반드시 죽이겠다’며 친박계가 벼르고 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대구 동구을)나 친유승민계 현역 의원들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이같은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선거의 여왕’ 박 대통령은 고비마다 서문시장 등 대구의 요충지를 찾아 표심을 끌어모아 결국 승리했다.
4년전 총선 때도 두차례 대구 방문으로, 지지율 30% 안팎이던 새누리당 후보들의 총선 득표율을 60% 안팎으로 수직 상승시켰었다.
특히 이번 대구 행보는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 초래한 민심이반 가능성을 단속하는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윤 의원은 “김무성 죽여버려” 막말로 계파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를 통한 ‘야당 의원’ 배출 사태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이번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은 지난달 25일 대전센터 방문에 이은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비서관 회의 때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창조경제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당대표로서 지원유세를 간 것도 아닌데, 대통령의 국정 행보를 가지고 의심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면 대구는 아예 가지도 말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박계의 의구심은 가시지 않는다.
새누리당 비박계 한 인사는 “대구라는 상징성은 물론이고, 박 대통령의 득표력이나 최근 친박계의 행태 등 어느 하나 총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박 대통령은 작심하고 대구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일각에서 ‘진박 바람이 불어도 고민, 안 불어도 고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이번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후 진박이 약진하는 경우 이번 대구 방문에 대한 정치적 의도가 끊임없이 공격받게 되고, 반대로 진박 지리멸렬 시에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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