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은 1995년 자민련 창당 이후 처음으로 '충청당'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제 3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전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도 선진당 일부 그룹을 흡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선진당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한현택 동구청장이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한 청장은 더민주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지난달 옮겼다.
여야는 지난해부터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선출하는 등의 다양한 논의를 해왔으나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
영호남의 패권 싸움 탓이다. 자신들의 텃밭을 한 석이라도 잃지 않기 위한 혈투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충청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3~4석 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토박이 충청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새누리당 비례 1번인 민병주 의원 정도가 연고성이 있었을 뿐 이에리사(보령 출신), 박윤옥(대덕 출신)의원은 직능 대표 격으로 비례로 입성한 사례다.
당시 선진당이 존재했던 때라 자유선진당의 문정림(1번), 황인자(3번) 의원이 금배지를 달고 현재는 새누리당 옷을 입고 있다. 충청 정당이었지만, 두 의원은 충청 연고가 없어 일각에서 반발이 컸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화학적 결합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어내는데 큰 힘을 보탰다.
앞선 19대 총선에서 선진당은 분루를 삼켜야 했지만 대전 동구의 경우 임영호 후보가 29.30%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중구 29.16%(권선택·2위), 서구을 30.67%(이재선·2위), 세종 심대평 후보 33.82%의 지지율이 나왔다.
아산(40.88%·이명수), 서산·태안(42.55%·성완종), 논산·계룡·금산(42.36%·이인제)에선 승리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한 선진당 출신 인사는 “아직도 선진당 출신들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 3 지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각 후보 캠프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정도로 득표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권 행을 위한 전초기지를 세우기 위해 '선진인'들의 비례 대표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당과의 야권 싸움에서 '중도 보수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비례대표 추천 등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그동안 충청을 연고로 활동해온 전문가나 소외 계층이 비례 대표로 된 적은 전무했다”며 “각 당이 지역을 대표할 인물을 중앙정치권이 아니라 충청정가에서도 찾아 공천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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