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열릴 예정인 대전 '중앙로 차없는 거리' 행사가 '반쪽 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원도심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대전시의 빅데이터 분석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구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동구 구간에서만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박월훈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은 10일 오전 중앙로 차없는 거리 행사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중앙로 차없는 거리 운영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이용을 줄이겠다는 정책에 따라 승용차 의존도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이번 조사에선 교통소통은 대체로 정체됐지만, 대중교통 이용과 유동인구가 늘었고 상권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행사 구간과 횟수 측면에선 한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본부장은 “중구가 반대하고 있어서 여러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행사 구간을 좁혀 대종로 밑으로 한번 했으면 한다”면서 “다만, 중구가 완강히 반대할 경우 동구지역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없는 거리 행사를 해온 중앙로 전체 구간 1.2㎞ 중 중앙로역 네거리~대전역 구간(800m)의 1안과 중구를 제외한 동구지역인 목척교~대전역 구간의 2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동ㆍ중구 관계자와 주변 상인회 등을 만나 행사 구간과 횟수, 콘텐츠 등을 협의했다.
그러나 중구는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하며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그렇게 무리하게 잘못된 정책을 밀고 나가면 화는 대전시가 떠안게 될 것”이라며 “어떻게 조사했는지는 몰라도 짜맞추기 하면 안된다. 이제 신뢰를 잃어 버렸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대전시장도 중구에서 반대하면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구는 제외하고 동구지역만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중구 살림을 책임지는 구청장으로서 구민들에게 고통 받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중앙로 차없는 거리 행사는 구간과 횟수가 대폭 축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지역을 제외 한 동구지역에서만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