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연거푸 이세돌 9단을 눌렀다.
뛰어난 알파고 실력에 기계가 곧 인류를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최호진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알파고가 워낙 견고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세돌 9단을 2번이나 이기게 된 것일 뿐 아직 로봇시대를 걱정하기는 이르다”며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할 수는 없다”고 단정 지었다.
최 교수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그 단계가 되려면 아직 멀고도 멀었다”며 “로봇과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은 사람이 명령해 놓고, 짜 놓은 대로, 만들어 놓은 대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전쟁 시뮬레이션 기계를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전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 때 상황에 따라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권한까지 인간이 로봇에게 부여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사람이 판단해 미사일을 발사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유했다.
또 한동원 ETRI SW콘텐츠연구소장은 “인공지능 기술 원천은 소프트웨어 기술이기 때문에 똑똑한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쓰이고 탑재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변화될 수 있다”면서 “SF 공상과학 영화와 같은 일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소장은 최근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류의 일자리 상실 등 인류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서도 고개를 내저었다.
한 소장은 “인공지능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기보다는 사람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역할보단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좀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도와줄 뿐 대체하는 형태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소장은 “미래에 인공지능 발달로 다양한 서비스가 생성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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