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충청출신 총리들 '대권 낙마' 징크스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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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충청출신 총리들 '대권 낙마' 징크스 깨질까

3~4선 즐비한 의원들 행보 '관심'

  • 승인 2016-03-09 18:24
  • 신문게재 2016-03-10 4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충청 출신의 국무총리는 꽤 많았다. 그러나 부침이 심해 갖은 ‘고초’를 이겨내지 못하고 ‘넘버 1’의 자리에 오르지 못해 충청홀대론, 무대접론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도 4월 총선의 현실 정치 참여를 고심해 오다가 지난 8일 뜻을 접었다. 이유는 정치에 실망을 많이 해서다. 정 전 총리는 정치가 깨끗하지 못한 것 같다며 늘상 안타까움을 표해왔다.

서울대 총장, 제 40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야권 색을 지닌 대표적인 경제학자이다.

총선보다는 내년 충청 대망론에 직접 뛰어드는 ‘원샷 정치’ 참여 ‘묘수’찾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포커페이스’와 비슷한 발걸음으로 읽힌다.

정 전 총리는 전국 조직인 ‘정사모(정운찬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꾸리는 등 물밑에서 정치 행보를 계속해 왔다.

그는 10일 예정된 동반성장연구소가 주최하는 포럼을 주재하며 그의 대표 브랜드인 ‘동반성장론’ 확산을 이어간다. 천천히 목표를 향하는 ‘우보 전술’을 쓰는 게 아니냐는 말이 주변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같은 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현대정치사의 획을 그어온 ‘3김 정치’의 유일한 생존자인 김종필 전 총리가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부여 출신인 김 전 총리는 9선 의원이자 국무총리를 두 차례나 한 정치 노객이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실세 총리로 이름을 날렸으나 결국 영호남의 견제에 대권을 움켜쥐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책임 총리’를 자처하던 청양 출신의 이완구 전 총리 역시 ‘40일 천하’에 그쳤다. 충청대망론과 친박 일각의 지원 아래 승승장구하려는 길에 뜻하지 않은 ‘악재’로 재판을 받고 있다. 칩거한 채 4월 불출마를 선언하고 법정 소송중이다.
대법원 판결이 언제 날지가 ‘재기’의 변수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로 향후 행로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해찬 전 총리(청양 출신)는 7선 도전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공천 살생부 루머에 올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책임 총리로서 내각을 휘어잡았던 이 전 총리에게는 권불십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가장 비운의 충청 총리는 아무래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두 번의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김대중, 노무현 두 야권 후보에게 패했다.

이후 정치 모색을 하며 자유선진당 대표를 맡았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정계를 떠났다.

충청 총리의 대권 낙마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임에 충청 총리 명단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가 관심사다.

4월 총선 성적표에 따라 내각 개편이 예상되고 차기 대권주자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3~4선급이 즐비한 충청 의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시 금배지를 다는 것을 전제로 홍문표, 이명수, 정우택 의원이 차세대 충청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정진석 전 의원도 유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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