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과 동시에 제도 초반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점이 바로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처우 문제였다.
지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요양보호사들이 저임금과 포괄임금, 장시간 노동, 폭행, 성희롱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확인하고 정부에 정책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임금 인상을 조건으로 수가를 인상해 왔고, 2013년에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일자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방문요양기관의 요양보호사 상근 비율을 20%로 의무하는 한편, 5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요양보호사는 시설장을 할 수 있도록 승급 체계도 마련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지역 요양보호사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대전발전연구원 장창수 연구팀이 조사한 연구결과(요양보호사 297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대전지역 재가시설 요양보호사들의 월평균 급여액은 65만원 이하가 43.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01만~150만원 이하가 32.7%였으며, 66만~100만원 이하도 19.3%였다.
주거시설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급여는 121만~130만원 이라는 응답자가 39.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20만원 이하라는 응답자가 25.3%였다. 전반적으로 월평균 150만원에도 못미치는 열악한 급여를 받고 있다.
정부가 도입했던 처우 개선비에 대해서도 지급이 완벽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가운데 처우개선비를 받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5%였으며, 14.5%는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0.5%는 처우개선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연차유급 휴가사용 가능성에 대해 44.4%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으나, 29.6%는 본인이 대체 근무자의 일당을 지급한 후 사용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업무 외에 잡무 경험도 비일비재 하다. 잡무 경험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4%가 '가끔한다'고 응답했으며, '잡무 경험이 없다'는 응답자는 35%에 불과했다. '자주 한다'는 응답자는 16.5%로 전체적으로 요양보호사들이 업무 이외의 잡무 경험이 65% 이상이었다.
실제 재가기관에서 일하는 A요양 보호사는 “원래 요양보호사는 환자에게만 식사를 차려주는 게 맞는데 가족것도 차려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할머니가 환자인데 할아버지 식사를 빼놓고 할 수는 없고, 빨래도 할머니 것만 할 수 없다”며 “집안일도 함께 해주니 힘이 들고 그것과 관련해 갈등도 생긴다. 사실 매뉴얼에는 없어도 안해 줄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 B씨는 “노동강도가 센 편이다. 6명 환자가 있는 병실에서 혼자있으면 5분도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며 “보조인력도 없고 대체 인력도 없다. 나 혼자 일을 해야 하다보니 힘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장창수 연구원은 “요양보호사들은 낮은 임금과 일자리의 불안정성, 일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반적으로 임금개선과 고용안정,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대안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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