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오토바이가 매연을 뿜으며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오토바이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아슬아슬하게 소비자와 중도매인 사이를 지나다니며 곡예를 부리는 듯 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통로를 지나다녀 소비자의 길을 막아 아찔한 사고 위험도 도사렸다.
숨 막히는 매연을 발생시키는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오토바이를 하루 빨리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가 2018년부터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키로 했지만 향후 시기가 2년이나 남아 소비자와 중도매인들의 불편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문제돼 왔던 오토바이가 개선되지 않는 데는 중도매인들 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채소 중도매인들은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과 충전시간 등을 이유로 그동안 사용하던 오토바이를 계속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과일 중도매인들은 매연을 줄이고 안전한 전기오토바이로 교체를 원하고 있다.
한 과일 중도매인은 “오토바이 매연만 생각하면 말도 안나온다”며 “물건을 옮기기 위해 오토바이를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전기오토바이로 바꾸면 좀 더 낫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채소 중도매인은 “전기 오토바이는 이용자가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충전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냐”며 “계속 사용하는 게 더 낫다”고 반박했다.
이에 관리사무소는 중도매인들의 이견을 좁히고자 농협대전공판장과 대전청과㈜ 등 각 법인들과의 회의를 두 차례 진행해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키로 했다. 그러나 2년이란 시간이 남아 있어 소비자들은 앞으로 시장안에 퍼질 매연 냄새를 그대로 감당해야 한다.
주부 김모(41·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장을 보기 위해 오정농수산물시장을 자주 방문하지만 지나다니는 오토바이 매연 냄새 때문에 코를 막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냄새만 없어져도 대형마트처럼 쾌적하게 장을 볼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는 내년까지 휘발유를 쓰는 오토바이를 운영키로 하고 빈 점포를 활용한 전기충전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시기가 앞당겨 지지 않는 이상 소비자와 중도매인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매연과 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추진하려 했지만 중도매인들간의 입장이 엇갈려 각 법인 조합장과의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조훈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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