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요양보호사 성희롱 당해도 '속앓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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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요양보호사 성희롱 당해도 '속앓이만'

대전 주거시설 종사자 40% 피해…언어·신체폭력도 심각

  • 승인 2016-03-07 18:46
  • 신문게재 2016-03-08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긴급점검-대전지역 요양보호사 실태] (상) 성희롱·성폭력 노출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정부는 지난 2008년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의료와 건강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복지정책이었다.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고 노인들에게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복지의 대표적 제도라며 지난 8년간 관심과 각광을 받으며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다.

당시 노인들의 건강 서비스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일자리가 바로 요양보호사다. 지난 2013년 기준 대전지역 요양보호사는 1만388명이다. 전국적으로 장기요양서비스업과 관련한 취업자 규모가 10만3760명임을 감안하면 급격한 고용창출을 해 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력의 양적 성장과 오랜 시간 정착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요양보호사들의 처우와 근무실태를 살펴보면 문제점이 많다.

본보는 대전발전연구원(장창수)이 연구한 대전시요양보호사 근무실태와 처우개선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역의 요양보호사 실태를 2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사례1. 교육을 받다가 갑자기 할아버지를 모시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이분이 가슴을 만지더라고요. 그래서 할아버지께 이러시면 경찰을 부른다고 했어요. 돌봄(케어)을 하다보면 할아버지들이 계속 가슴을 쳐다보세요. 처음에는 이걸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A요양사)

#사례2. 아버님 침대를 청소해 줄때 슬쩍 엉덩이를 만지시기도 하고, 젊고 예뻐서 좋다고 하기도 하고 성적 접촉을 하고싶다고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시는 분도 있어요(B재가기관 센터장)

대전지역 요양보호사들이 성희롱, 성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대전발전연구원 장창수 연구팀이 대전지역 요양보호사 2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희롱 경험을 묻는 질문에 재가시설은 응답자의 14.8%가, 주거시설은 40.1%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재가시설 노인요양보호사의 경우 26.7%가 '있다'고 답변했으며, 주거시설 요양보호사는 70.9%가 '있다'고 응답했다.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요양보호사들의 성희롱과 언어폭력 부문에서 2배이상 위험도에 많이 노출돼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것이 공개된 장소인 재가시설 보다는 주거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요양보호사와 환자가 1대1로 대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병원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등급의 노인들이다보니 거동에 큰 불편함이 없는 환자도 상당수다.

언어폭력 뿐 아니라 신체폭력 사례도 적지않다. 재가요양시설 요양보호사의 15.6%가 신체폭력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주거시설은 절반이 넘는 56.2%가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대응방법이다. 요양보호사들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상당수가 '그냥 참고 넘어간다'는 답변을 했다.

재가시설의 경우 33.3%가, 주거시설은 40.1%가 '개인적으로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다. 요양기관에 보고하고 기관의 조치를 요구하는 정상적인 방향을 선택하는 경우도 22.8%에 달했으나 상당수가 참고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재가시설 요양보호사보다 주거시설 요양보호사의 성폭력, 언어폭력, 신체적 폭력 수준이 4배가량 위험수위가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요양보호사의 90% 이상이 여성임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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