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에 안철수 대표의 야권통합 반대 입장 발언을 듣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야권통합과 관련한 의견차이로 이날 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연합뉴스 |
김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개헌선 저지를 앞세워 야권통합 필요성을 들고 나오면서 꺼지는 듯 했던 야권통합 논의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공천면접 심사 때 면접관이 던진 질문을 공개하며 안 대표의 독자노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야권 통합 얘기가 있는데, 우리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서 캐스팅보트를 갖는 제3당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면접관의 질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에둘러 갔지만 안 대표를 바로 옆에 앉혀 두고 그의 독자노선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비판 발언의 수위는 계속 높아졌다.
그는 “야권이 개헌저지선 이상을 지키는 일은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며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캐스팅보트도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텐데 교섭단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야권 전체가 이 개헌저지선을 확보 못할 경우에 맞닥뜨릴,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안 공동대표를 겨냥했다.
이런 발언은 그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당내 야권통합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는 점에서 야권통합 논의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더불어민주당 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여권의 개헌 저지선을 언급하며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총선에서 개헌의석을 확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고 자문하고 “친박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패권주의 세력이 등장하고 야당이 힘겹게 막아온 노동악법이 강행처리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수정권의 영구집권을 위한 개헌 시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비상한 시국'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도 개헌저지선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적어도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천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단독으로 가도 (여권의 개헌선선을) 저지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희망사항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냉철한 현실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