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역 의원의 불출마가 선거전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무주공산이 된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명의 출마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터줏대감인 현역 의원의 지지층이 지닌 영향력이 더 커진 것.
후보자마다 현역 의원과의 관계를 내세우는 한편, 후계자를 자처하며 지지층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이 맥락에서다.
7일 현재 충청권 지역구 의원 중에 불출마자는 모두 3명이다.
우선,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대전 중구)이 1년여전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완구 전 국무총리(부여·청양)는 지난 1월 29일 1심 재판부에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자 항소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의 경우, 시집 강매 논란이 일자 “총선을 앞두고 도움은 되지 못할망정 누를 끼치고 있다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하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 모두가 3선 이상의 중진이며 오랜 기간 당과 지역에 대들보격의 존재였기에 불출마 후 출마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당장, 대전 중구에는 새누리당 소속의 6명의 후보자를 비롯해 총 11명의 후보가 표밭을 누비고 있고, 공주와 통합된 부여·청양에서도 6명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3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옛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청주 흥덕을 역시 10명이 포스트 노영민을 노리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탓에 되레 불출마한 현역 의원 변수가 더 커지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랜 시간의 정당활동과 영향력에 적지 않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현역 의원 등의 마음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진석 전 의원이 최근 이 전 총리를 위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공개한 것이나 정연상 전 충남도당 사무처장이 기자회견 등에서 지난 2006년 도지사 선거에 일조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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