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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에 붙는 높은 세금 탓에 대전지역 주유소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휘발유를 5만 원 주유하면 60% 가량이 세금으로 빠져나가 마진율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세금탓에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쳐도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체감이 적은 이유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는 총 267곳으로 1년 전(284곳)보다 17곳 줄었다. 지역 주유소는 매년 감소세다. 2013년 291곳에서 2014년 286곳으로 마진율을 참지 못해 폐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
폐업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데는 세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로 나눠지는데 교통세는 529원이 부과되며 교육세는 교통세의 15%, 주행세는 고통세의 26%를 내야 한다. 이 금액에서 부과세 10%를 붙이면 유류세가 완성된다. 경유의 유류세는 교통세가 375원으로 다르고 나머진 같다.
ℓ당 900원이 넘는 세금 탓에 기름을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고 주유업계는 입을 모은다. 여기에 임대료, 인건비, 자동세차 운영비용 등을 빼고 나면 순수익은 ℓ당 100원도 못 건지 게 된다.
유류세가 워낙 크다보니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최소한의 마진을 위해 기름값 내리기가 버겁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넘었을 때와 현재 30달러 선에서 머물 때와의 가격 체감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연매출 10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사업자에게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우대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켜서다.
주유업계는 매출 10억 원 중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채워지는데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진흙탕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매수자를 찾는 업주들도 상당하다. 대전지역 명의 변경을 살펴보면 2013년 43개의 업체가 명의를 이전했으며 2014년과 지난해 각각 71개의 명의 변경이 이뤄졌다.
매수자를 찾는 이유는 폐업비용이 원인이다. 폐업 시 토양오염이 되지 않았을 때 구조철거비용 등 통상 1억 5000여 만 원이 들고, 오염 정도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유소에 높은 세금을 책정하다보니 업주들의 앓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라며 “유류세가 낮아져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저렴한 기름을 소비자가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조훈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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