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도 유치 전에는 FIFA에서 요구하는 모든 것을 다 이행할 것처럼 하다가, 막상 유치에 성공하자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U-20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정관 제정, 임원 선임 등 준비절차를 의결하고, 타 시·도와 성공 개최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논란이 일었던 월드컵 보조경기장 잔디는 교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관련기사 14면
시는 대한축구협회에 문의한 결과, '사계절 잔디 구장은 4개 면만 확보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미 월드컵주경기장, 한밭종합운동장, 덕암축구센터 등 4개면을 확보한 만큼 교체는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시가 U-20 월드컵 유치에 뛰어든 이유는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전세계에 대전을 알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시는 협회의 답변이 있기 전부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잔디 교체를 꺼려하는 등 유치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 결과적으로 4개의 연습구장 중 월드컵보조경기장의 잔디가 주경기장과 달라 대전에서 경기를 치르는 각 나라의 선수들이 대전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돌아갈지도 의문이다.
이와 함께 사전 계획없이 무조건 유치에 뛰어들면서 현재는 홍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대회인 만큼 전세계에서 대전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U-20월드컵이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는 대회가 아니고, 대전시민 조차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대회 개최를 위해 투입한 예산 만큼 효과가 없을 경우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보다 시장의 치적을 쌓기 위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유치부터 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대전시민들이 축구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야유회도 할 수 있고, 체육대회도 할 수 있다”며 “월드컵 보조경기장은 다양한 종목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대관하기 위해 관리가 쉬운 한국형 잔디를 깔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에서 U-20 조직위원회를 창립함에 따라 유관기관과 함께 경기장 보수와 홍보활동 등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이번 대회가 대전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야유회는 관내 천변도 있고, 잔디가 깔린 곳이 많은데 꼭 월드컵보조경기장이나 한밭보조경기장을 빌려서 해야하느냐”며 “제대로된 준비도 없이 대회를 유치하니까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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