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회의원의 지역구 변경, 또다시 벌어진 게리맨더링 논란, 예비후보자 간 낯 뜨거운 비방전. 4·13 총선을 앞둔 천안시 갑 선거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천안시 갑 선거구는 천안의 대표적인 농촌지역인 동부 6개 면을 비롯해 중앙, 문성, 봉명, 원성 등 구도심으로 이뤄진 지역으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이 3선을 이뤄내는 등 비교적 야권 성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양 의원이 선거구 증설에 따라 자신의 고향인 광덕면이 포함된 천안시 병 지역구로 이탈하자 여야를 막론하고 신인 정치인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하는 등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제1 차관, 김수진 전 새누리당 대표 언론 특보, 최기덕 여의도정치미디어컨설팅 대표, 도병수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야당인 더민주에서는 이규희 전 노무현대통령후보천안갑선대위원장과 한태선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국민의당에서는 이종설 (주)중부전기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신진들의 대거 출마로 어느 후보도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예비후보들 간 비방전이 이어지는 등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찬우 예비후보가 아들 병역문제와 선거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을 당한 것과 관련해 김수진 예비후보와 연일 설전을 이어가는 등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천안시청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당시 “박 예비후보가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어느 누구도 사죄하는 사람이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며 “23년간의 당원으로서 도,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서 천안시민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지난 3일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문자를 지지자 등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박찬우 예비후보는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과 중상모략이 난무하고 있다”며 “혼탁하고 지저분한 정치를 언제까지 참아내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지난 19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게리맨더링 논란에 휩싸였다. 19대 총선 당시 서북구였던 쌍용 2동이 동남구 지역인 천안시 갑 지역구로 편입돼 한바탕 논란을 겪은 데 이어 20대 총선에서는 서북구 성정 1·2동이 갑 지역으로 이동하게 돼 지역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새누리당 천안지역 예비후보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현역 의원을 살리기 위한 게리맨더링이라고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있고 더민주 예비후보자들은 선거구획정 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적극적인 반박은 피하는 모양새다.
게리맨더링 논란과는 별도로 여야 예비후보들은 새롭게 편입된 성정1·2동에 대한 공약을 마련하는 등 민심잡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성정 1·2동을 포함한 천안 갑 선거구는 천안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천안역사 개발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해 있어 지역에 대한 이해, 실질적인 발전 방안마련 등이 주요 선거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내부갈등 봉합, 더민주의 게리맨더링 논란 등이 선거 막판까지 유권자의 표심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경동 기자 kyu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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