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20년까지 2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대전지역 전기차 충전소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시 본청 1대를 비롯해 사업소, 도시철도공사 등 공공기관에 모두 12대의 전기차가 보급돼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전기차의 민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50대 확대 계획을 세우고, 1대당 1500만원(국비 80%, 시비 20%)의 보조금과 충전기 1기(400만원 상당)를 지원한다.
그러나 문제는 전기차 보급대수에 맞춰 충전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대전지역 급속충전시설은 2012년 설치된 홈플러스 탄방점 주차장 5층, 2014년 설치된 홈플러스 동대전점 주차장 5층 등 모두 2곳에 불과하다.
올해 환경부는 150기 설치를 계획하고 있지만 대전지역은 단 1곳에 급속충전기 설치가 포함됐다. 반면, 고속도로 50기, 전기차 선도지역을 비롯해 대구 4기, 서울 3기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는 충전 인프라가 없고,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도 전기차 구입 가격이 비싸 일반 시민은 전기차 매입을 꺼리는 상황이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120~130㎞ 정도에 불과하고, 충전시설도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아 사실상 멀리 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기차의 경우 급속충전은 30~40분, 완속충전은 4~5시간이 소요돼 시간적으로 제약이 크다는 점도 일반인들이 전기차 구입에 선뜻 나서기 힘든 이유다.
실제 대전시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한 문제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A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환경 보호를 위해 매연이 전혀 없는 전기차 보급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지역 충전시설 등 인프라는 부족하다”며 “친환경 전기차 홍보에 앞서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 설치는 더딘 상황인데 충전 걱정에 어떻게 전기차 구입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시는 “일부에서는 충전소를 확대하면 전기차를 구입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주행거리가 길지 않는 등의 불편함이 있어서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올해 50대 전기차 보급 등 확대 노력하고 있으며, 유성지역에 급속충전시설 1곳에 추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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