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직도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찬반 여론이 팽팽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4ㆍ13 총선을 불과 40여 일 앞두고 국회에 상정된 선거구 획정안 통과를 더 이상 늦출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출구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필리버스터가 4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자 국민들은 열광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의원들은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으며 국회를 생중계 한 사이트는 지난달 25일 개설 후 35만 명을 넘어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지난 9일동안 300만 건에 이르는 언급이 이뤄졌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국민적 관심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제1 야당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등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종결한다고 하니까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테러방지법에 대한 내용이 다들 무엇이라는 것을 국민과 세상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의 원안통과와 선거구 획정 통과 등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필리버스터를 야권의 총선용 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며 비판해왔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선을 위한 '선거버스터'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며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선거법을 처리하자고 호소했지만, 야당은 오로지 선거뿐이었고, 선거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여권 내부에서는 필리버스터 정국이라는 위기 속에 여당은 보이지 않은 지지층의 집결을 이뤄낸 것에 반해 야권은 필리버스터에 국한된 정치적 관심만으로는 야권전체를 결집시키기에는 부족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경동 기자 kyu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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