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야권 통합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대표가 야권 통합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권 통합 제안에 충청 정가는 크게 술렁였다. 국민의당과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이미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기를 들 태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테러방지법에 대해 “결국 이런 것을 어떻게 하면 시정할수 있나. 국민의 심판에 따를 뿐”이라면서 “그래서 국민 여러분이 4·13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 있는 의석 수를 확보해주시면 더민주가 테러방지법이 가진 국민인권 유린 가능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결코 수정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더민주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면 이를 반드시 수행한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야권에 다시 한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과 선거일까지 42일밖에 안남았다. 지금 시간이 없다”며 “지금 이기심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우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이번에 야권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또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야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간청 드린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야권 통합의 방식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야권이 분열된 모습을 보인 계기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지금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 대다수가 당시 더민주의 지도부 문제를 걸고 탈당을 했기 때문에 (지도부가 바뀐 지금) 그 명분이 다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더민주 밖에 계신 분들이 지나치게 명분론에만 사로잡히지 않으면 우리가 다시 단합할 계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을 주도한 그는 “국민이 그간 성원해 준데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또 아울러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선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감안하고 4·13 선거 준비를 위해서도 테러방지법 내용을 소상히 알리고 수정을 끝까지 주장했는데 관철이 안돼서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선거 전략을 제시한 김 대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우리 더민주는 양극화 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공약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선거구를 중심으로 개별 통합 논의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애기도 흘러나오면서 4월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충청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일대 일 구도로 갈 경우,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야권의 통합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라”고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병호 의원도 “우리가 탈당하고 신당을 추진한 이유가 있다”면서 “지금 아무런 변화없이 야권 통합을 한다는 것은 과거에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민주의 현역 의원 컷오프 등에 대해서도 “국민이 비판하는 부분을 화장으로 가리고 있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제가 좀 정확하게 알아보겠다.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좀 알아보겠다”고 했다. 천정배 공동대표 등 당내에서 야권 통합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 '야권 통합'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