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불황에…문 닫는 음식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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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불황에…문 닫는 음식점 속출

세월호·메르스 등 잇단 악재, 유성에서만 작년 426곳 폐업 매출하락에 휴업도 크게 늘어… 업계 “선거철 손님줄까 걱정”

  • 승인 2016-03-01 16:50
  • 신문게재 2016-03-02 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대전지역 외식업체들이 경기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의 길을 택하고 있다. 세월호 사태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장기 경기침체까지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다.

1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지역 외식업체 수는 1만 8925개로 1년 전(1만 9257개)보다 332개나 줄어들었다. 이는 유성구가 주도했다. 유성구는 지난해 1월 말 4322개에서 올해 1월 말 3896개로 426개의 외식업체가 눈물을 흘렸다. 이어 대덕구도 같은 기간 2532개에서 2495개로 37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반면 서구는 지난해 1월 말 5944개에서 올해 1월 말 6050개, 중구는 3376개에서 3589개로 각각 106개, 13개 늘었다. 동구도 이 기간 2883개에서 2895개로 12개 신규 업체가 등록됐다.

각 구별로 신규 업체가 들어서고 없어지길 반복하는 데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들의 은퇴 후 자영업 진출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퇴직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 자영업에 나서지만 큰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막상 자영업에 손을 댔지만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휴업 중인 곳도 상당하다. 1월 말 현재 휴업중인 곳은 2753개로 지난해 1월 말(1386개)보다 1367개나 늘었다. 폐업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동안 사들인 식자재와 기계들이 아까워서다.

업체는 영업을 이어갈 매수자를 찾아 나서지만 마땅히 이어받을 이를 찾지 못해 애꿎은 임대료만 내는 곳도 허다하다고 외식업중앙회는 설명한다. 거리마다 '임대'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버티고 버티다 폐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말 지역 90개의 업체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영업 중인 업체들도 매출하락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전 동구에서 두부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1년 전보다 매출이 50% 이상 급감한 상황”이라며 “큰 규모의 식당은 아니지만 직원들을 감축시킬 생각까지 하는 상황이다.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식당들의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외식업중앙회는 내달 13일 열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매출 타격에 한 몫 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업중앙회 유성구지부 관계자는 “선거철이면 외식을 꺼리는 현상 때문에 외식업체들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입소문이 난 곳은 손님들이 많아 그나마 장사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매출하락 때문에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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